스마트폰 좋은 이유 71% “카톡 때문”… 하루 1~2시간 사용

2012.07.22 21:34

[스마트폰에 중독된 아이들]초등학생 스마트폰 설문조사

초등학생들의 스마트폰 중독이 매년 심각해지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 조사를 통해 이미 잘 알려져있다. 그러나 경향신문이 만나본 아이들은 대부분 “중독증세가 심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히려 “어른들이 더 심하게 쓰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이유로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다는 것을 들었다. 실제 경향신문의 설문조사 결과 초등학생들의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하루 1시간 안팎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초등학생의 스마트폰 중독 여부를 사용량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서울과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고,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가정도 있기 때문에 초등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시간은 성인들보다 짧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조민식 서울원격평생교육원 경영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사용시간으로 중독성 여부를 판단하기보다는 아이가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스마트폰에 집착하는 행태와 이유를 심층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조사 결과 초등학생들이 스마트폰을 갖고 싶어하는 이유는 ‘카카오톡을 하고 싶어서’였고, 실제 가장 많이 하는 것도 카카오톡이었다. 한달 사용 요금은 일반 휴대전화의 2배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신호를 기다리는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지난 12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신호를 기다리는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 초등학생 스마트폰 사용시간은 대부분 2시간 이내

경향신문이 지난달 22~26일 5일간 8개 초등학교 학생 6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대부분 초등학생들의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1시간 이내 또는 1~2시간이었다. 설문조사 대상자 67명 가운데 51명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었고, 16명은 스마트폰을 갖고 있지 않았다.

‘사용시간이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51명 가운데 가장 많은 19명(37.25%)이 ‘1시간 이내’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1~2시간’이라고 답한 초등학생이 16명(31.37%)이었다. 3분의 2 이상은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하루 2시간을 넘지 않는다는 얘기다. ‘4시간 이상’ 사용한다고 답한 초등학생은 5명(9.8%)에 그쳤다.

하지만 사용시간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초등학생의 중독성을 측정할 때는 사용시간보다는 틈만 나면 스마트폰에 손이 가는 현상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아이들은 ‘친구들과의 관계’ 때문에 스마트폰에 집착하고 있었다. 스마트폰 자체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라 친구와의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해 나가기 위한 ‘도구’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학생 51명 중 37명(71.15%)이 ‘친구와 카톡으로 대화하기가 편리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좋아한다고 했다. ‘PC와 달리 부모님 몰래 인터넷이나 게임을 하기 좋다’고 답한 학생이 7명(13.46%)으로 뒤를 이었다. 1명은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래집단을 향한 강한 관계지향성이 초등학생들을 스마트폰에 중독되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55.8%에 달하는 29명이 ‘카카오톡과 카카오스토리를 사용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쓴다’고 답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스마트폰 좋은 이유 71% “카톡 때문”… 하루 1~2시간 사용

■ 스마트폰이 갖고 싶은 이유는 “친구들과 카톡하고 싶어서”

스마트폰이 없는 초등학생 역시 ‘또래들과 소통할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한 욕구 때문에 스마트폰을 갖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지 않은 초등학생 16명 중 14명(87.5%)이 ‘스마트폰을 갖게 되면 가장 하고 싶은 일’로 ‘카카오톡,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SNS와 메일 주고받기’를 꼽았다.

또 ‘스마트폰이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8명(50%)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친구들끼리만 카카오톡을 할 때’라고 답했다. 6명(37.5%)은 ‘스마트폰을 가진 친구가 다양한 앱을 가지고 놀 때’라고 답했으며, 2명(12.5%)이 ‘내 휴대폰이 초라하게 느껴질 때’라고 응답했다.

‘스마트폰이 없어서 불편한 점’으로는 ‘스마트폰이 있는 친구들과 친해지기 어렵다(3명·18.75%)’ ‘나만 스마트폰이 없어 창피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3명·18.75%)’ ‘나만 게임이나 인터넷 등을 이용하지 못해 아쉽다(3명·18.75%)’ 등의 답변이 고루 나왔다. 응답자 중 1명은 ‘문자요금이 너무 많이 나온다’고 했다.

응답자 중 심층 인터뷰에 응한 박가은양(12·가명)은 “애들이 대부분 스마트폰을 갖고 있고 카톡방에서 많은 이야기를 한다”며 “카톡방에 끼지 못하면 왕따 당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승훈군(12·가명)은 “스마트폰 아닌 휴대폰은 일대일로 문자만 해야 하니까 친구들이랑 어울리기 어렵지만 카톡은 친구들을 많이 추가해서 한번에 대화할 수 있어서 좋다”고 답했다.

■ 사용 요금은 매달 3만5000원 이상…가계 부담으로 작용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초등학생들은 사용 요금으로 51명 중 40명(78.4%)이 매달 3만5000원 이상을 부담하고 있었다. 또 이 가운데 10명(19.6%)은 매달 요금이 5만원 이상 나오는 것으로 조사됐다. 초등학교 4학년생 딸을 두고 있는 김혜숙씨(42)는 “아이가 일반 휴대폰을 쓸 때는 보통 요금이 1만5000~2만원 정도였는데, 스마트폰으로 바꾸면서 요금이 아무리 적게 나와도 3만5000원 이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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