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취업자 20%는 ‘미생’ 장그래보다 못해···악화되는 청년취업 질

2015.01.14 14:23 입력 2015.01.14 14:27 수정
디지털뉴스팀

청년 취업자 5명 중 1명은 드라마 <미생> 속 주인공 ‘장그래’보다 못한 처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청년층 부가조사’에서 지난해 학교를 졸업하거나 중퇴하고 처음 가진 일자리가 1년 이하 계약직이었던 청년(만 15~29세)은 76만1000명으로 나타났다. 전체 청년 취업자의 19.5%이다. 장그래는 비정규직 계약 기간이 2년이었다.

첫 직장이 1년 이하 계약직인 청년 취업자 비중은 2013년 21.2%보다 낮아졌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1년 이하 계약직 취업 비중은 2008년 11.2%에서 2009년 12.4%, 2010년 16.3%, 2011년 20.2%로 급격히 증가했다. 2011년부터는 4년째 20%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청년 취업자 20%는 ‘미생’ 장그래보다 못해···악화되는 청년취업 질

금융위기 이후 정규직 일자리가 단기 계약직으로 대체되면서 청년층의 불안한 고용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계약기간이 1년 넘는 일자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청년 취업자 비중은 2008년 6.4%에서 지난해 3.1%로 줄었다. 계약기간이 끝나면 그만둬야 하거나, 일시적으로만 일할 수 있는 곳을 첫 직장으로 잡은 청년 비중은 34.8%에 달했다. 청년 취업자 3명 중 1명은 고용이 불안정한 곳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셈이다.

취업도 어렵다. 지난해 청년층 실업률은 9.0%로 1년 전보다 1.0%포인트 늘면서 199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계약기간이 따로 없어 계속해서 근무가능한 직장에 취업한 청년은 지난해 242만명으로 전체 청년 취업자 62.1%였다. 이렇게 안정적인 일자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청년 비중은 2008년(63.2%)보다 낮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3년 비정규직 이동성 국가 비교’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서 비정규직이 1년 뒤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비율은 11.1%에 그쳤다. 계속해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비율은 69.4%, 아예 실업 상태로 떨어지는 비율은 19.5%였다. 비정규직이 3년 뒤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비율은 22.4%로 약간 높아지지만, 여전히 비정규직으로 머무는 비율은 50.9%에 달했다. 나머지 26.7%는 실업자가 된다. 비정규직으로 시작한 청년층은 직장을 계속 옮기며 비정규직으로 전전거나 아예 실업상태가 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고용이 불안정하다 보니 청년층 평균 근속기간은 감소하고, 이직은 늘고 있다. 2004년 청년층은 첫 일자리에서 평균 21.4개월 일했으나, 지난해 18.8개월로 2.6개월 줄었다. 첫 직장 근속기간은 2011년부터 4년 연속 감소했다. 이직 경험이 있는 청년 47.0%는 근로여건이 불만족스러워 첫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2004년에는 39.4% 수준이었다.

김두순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첫 일자리는 앞으로 사회활동 기준점이 되는데다 업무능력 습득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며 “비정규직이 괜찮은 일자리로 가는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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