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③-⑴소비되는 청년]“분노하라, 행동하라” “징징대지 마라, 도전하라”…언론도 두 얼굴

2016.01.15 23:06 입력 2016.02.02 18:36 수정

주요 신문 ‘청년’ 칼럼 분석

신문 칼럼에서도 ‘청년’은 주된 소재이자 이슈였다. 청년들에게 ‘도전하라’는 메시지를 담은 칼럼이 이어졌고, 청년문제를 공감하면서도 대안은 추상적인 글이 여전히 많았다. 상대적으로 보수언론의 칼럼엔 규제완화(노동개혁)와 부자의 각성에 대한 촉구가, 진보언론의 칼럼엔 노동 착취를 문제 삼고 청년의 정치 참여를 주문하는 글이 많았다. 경향신문 ‘부들부들 취재팀’이 2015년 1년간 경향신문·동아일보·조선일보·중앙일보·한겨레신문에 게재된 칼럼을 분석한 결과 취업난과 청년문제를 주제로 한 글은 신문별로 64~84건으로 분류됐다. 필자의 나이대는 기성세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조선일보 칼럼 69개 중 15개, 동아일보 칼럼 64개 중 14개는 청년 스스로 청년문제를 해결하라거나 헬조선 담론을 부정적으로 해석했다. ‘도전하라’ ‘비판만 하지 말고 마음가짐을 잘 가지라’ ‘탈조선 하지 말고 한국에서 희망을 찾아라’ ‘자기만의 삶의 방식을 찾아라’ 등이 주제였다. 조선일보 칼럼에서는 북한의 포격 도발이나 영화 <연평해전> 개봉 직후 보인 청년들의 국가에 대한 자긍심을 높게 평가하고 적은 소득에 맞춰 자족하며 사는 청년들을 지칭하는 ‘달관세대’를 긍정적으로 인용하기도 했다.

청년들에 대한 묘사나 청년문제에 대한 시각을 놓고 논란의 중심에 선 칼럼도 이어졌다. 김광일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쓴 칼럼 <늙는다는 건 벌이 아니다>(9월22일)는 청년들 사이에서 <님처럼 늙는 건 ‘죄’입니다>(김민하 미디어스 편집장)라는 패러디 칼럼까지 나왔다. 김 위원은 칼럼에서 “징징대지 마라. 죽을 만큼 아프다면서 밥만 잘 먹더라”고 청년세대를 표현했다. “가진 것 쥐뿔도 없지만 ‘덤벼라 세상아!’ 외치며 호기를 부리는 게 젊음이다. (중략) 불평등한 세상에 무릎 꿇지 않아야 청춘이다”(조선일보 12월23일자 김윤덕 문화부 차장 <나는 ‘흙수저’라 좋다>), “우리 젊은이들이 한국을 비하하며 즐겨 쓴다는 헬조선은 결국 바깥세상에 대한 무지의 소산이나 다름없다”(동아일보 10월17일자 박정자 상명대 명예교수)는 지적도 청년세대의 논쟁이 불거졌던 글이다.

경향신문은 청년을 주제로 한 칼럼 74개 중 7개, 한겨레는 79개 중 11개가 분노와 각성을 권하는 글이었다. 보수신문이 ‘도전하라’는 톤이 많았다면, 진보신문은 ‘분노하라’ ‘행동하라’는 메시지가 주를 이뤘다.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다. 그런 시시한 위안에 침을 뱉어야 한다. 기성세대 잘못으로 빛이 꺼져감에 분노하고 또 분노해야 한다”(경향신문 12월17일자 김경 칼럼니스트 <청춘이여, 분노하라>), “어떤 젊음을 만나서도 분노하라고 저항하라고 싸우라고 말하고 싶어졌다”(한겨레 12월9일자 김선주 언론인 <젊음의 두 얼굴, 수저 싸움과 수저 없는…>)는 표현이 대표적이다.

중앙일보는 청년문제를 다룬 칼럼이 84개로 5개 일간지 중 가장 많았다. 대부분 청년문제에 공감을 표하는 내용이었으나,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칼럼은 많지 않았다. 문제 해결을 청년에게 맡기는 칼럼은 4건으로 조선일보·동아일보에 비해 적었다.

소설가 김연수씨는 중앙일보 1월10일자 <‘나의 성생활’과 ‘나랑 상관없음’?>에서 “유신 시절의 젊은이와 삼포세대 중 하나를 택하라면 나는 스마트폰이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삼포세대를 택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세부 주제별로 나눠보면 조·중·동은 청년실업과 일자리 문제에 국한됐고,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청년운동·청년정치·청년정책 등으로 주제가 다양했다. 해결 방안으로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과 규제완화, 대기업·부자의 각성 등을 많이 제기했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노동개혁의 비정규직 양산 방향에 반대하면서 지역공동체 활성화, 중소기업 착취 방지, 청년의 정치 참여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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