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로펌 ‘조세도피처’ 문건

푸틴, 2조3000억원 돈세탁 의혹…은닉재산 실체 첫 노출

2016.04.04 23:29 입력 2016.04.05 10:34 수정
이인숙 기자

시진핑 처남 ‘유령회사 2개

’캐머런 총리 아버지도 탈세

4일 공개된 파나마 로펌 모색 폰세카의 30년치 내부자료 1150만건은 세계 각국의 정상과 유명 정치인, 관료, 갑부들이 조세도피처를 활용해 재산은닉, 돈세탁, 탈세 사실을 증언하고 있다. 그중 가장 큰 파문을 일으킨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다.

푸틴

푸틴

문건에는 푸틴 대통령 이름이 직접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관련 문건에 나오는 인물과 회사는 ‘푸틴’이라는 공통점으로 묶인다.

BBC는 “그간 푸틴의 은닉재산에 대한 소문이 무성했는데 실체가 드러난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이 문건을 처음 입수한 독일 언론 쥐트도이체차이퉁 등에 따르면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로시야방크에서 ‘세탁’됐다. 유리 코발추크 등 푸틴 최측근들이 소유한 이 은행은 ‘푸틴의 금고’로 지목돼 미국 등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다.

로시야방크에서 세탁된 자금은 푸틴의 40년지기 음악가 세르게이 롤두긴이 소유한 역외 페이퍼컴퍼니 두 곳으로부터 나왔다. 이 돈은 푸틴의 최측근들뿐만 아니라 2013년 2월 차녀 예카테리나의 결혼식에도 쓰이는 등 푸틴 가족에게도 흘러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매제 덩쟈구이(鄧家貴)는 시 주석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던 2009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회사 2개를 설립했다. 리펑(李鵬) 전 중국 총리의 딸, 자칭린(賈慶林) 전 상무위원의 외손녀 등 유력 정치인의 가족도 페이퍼컴퍼니를 갖고 있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아버지 이언 캐머런은 탈세를 위해 모색 폰세카를 활용했다.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 시그뮌뒤르 귄뢰익손 아이슬란드 총리 등도 포함됐다.

귄뢰익손 총리는 2008년 금융위기로 무너진 아이슬란드 은행 3곳에 부인과 공동소유한 페이퍼컴퍼니 명의로 채권 400만달러어치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2009년 의원, 2013년 총리가 될 때 밝히지 않았다.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등 중동 지도자들도 이름을 올렸다.

메시

메시

아르헨티나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 가브리엘 에인세 등 유명 축구스타들의 페이퍼컴퍼니도 확인됐다. 중국 영화배우 청룽(成龍)은 페이퍼컴퍼니가 6개가 넘었다. 영국 가디언은 “북한, 이란, 시리아 정권 등을 지원한 혐의로 제재 대상에 오른 23명도 모색 폰세카의 고객이었다”고 보도했다. 영국, 호주 등 각국 세무당국은 조사에 나섰다.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