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드라마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 스태프와 '개별계약' 맺는다

2018.09.11 17:17 입력 2018.09.11 17:48 수정

국내 최대 드라마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 스태프와 '개별계약' 맺는다

CJ ENM 자회사로 드라마를 기획·제작하는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 스태프와 계약 방식을 팀 단위로 묶어 일괄적으로 하던 턴키(turnkey) 방식에서 개별 계약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한빛미디어센터)는 11일 논평을 내고 “드라마 제작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CJ ENM의 계열사 스튜디오드래곤이 주 68시간 근로 준수를 위한 제작가이드를 마련, 일선 협력 제작사들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스튜디오드래곤이 협력 제작사에 전달한 주 68시간 제작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앞으로 계약할 드라마부터 턴키계약이 아닌 스태프 개별 계약을 원칙으로 할 예정이다. 하도급 업체와 사업자와 계약할 때는 지금처럼 턴키 방식이 가능하다.

보통 드라마제작현장에선 제작사가 조명·장비 등 각 촬영직군을 팀 단위로 묶어 감독급과 도급계약을 맺는다. 이 경우 제작사는 사업자 성격을 가지는 감독급에게 턴키로 제작비를 지급하고 감독이 스태프에게 급여를 지급한다. 스태프들 노동조건에 문제가 발생해도 제작사가 직접 책임지지 않는 구조다.

스태프협의체 구성에도 합의했다. 스튜디오드래곤 측은 “제작현장 소통 활성화와 구성원 간 이견 조율을 위한 프로젝트별 스태프 협의체를 구성하고 상시로 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

한빛미디어센터는 “스튜디오드래곤 측이 그동안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등 시민단체가 강조해온 제작 일정 공개도 받아들였다”며 “향후 방송을 시작하는 드라마부터 촬영 스케줄과 휴식 일정이 포함된 ‘프로덕션 노트’를 작성해 필요할 경우 외부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노트에는 현장 집합 시간, 촬영장소, 촬영 종료 시간, 식사 시간 등이 기록될 예정이다.

이동시간도 노동시간에 포함키로 했다. 최대 1일 노동시간을 14시간(식사시간을 포함하면 16시간)으로 했고 촬영장 이동시간도 노동시간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불가피하게 14시간 이상 근무하면 다음날 촬영시간을 조정하거나 휴차를 줘 스태프들의 휴식시간을 보장해야 한다. 다만 경기도 내 이동시간을 노동시간에서 포함할지 여부에 대해선 이견이 있어 스태프협의체에서 협의해 결정하기로 했다.

앞서 한빛미디어센터는 ‘플레이어’, ‘나인룸’ 등 스튜디오드래곤에서 만드는 드라마 제작현장에서 여전히 장시간 노동이 이뤄진다는 제보를 받고 지난달 스튜디오드래곤과 협상을 시작했다. 한빛미디어센터는 “이동시간을 노동시간으로 포함할지 여부, 현장 상황에 따른 추가 노동 등은 스태프협의회를 구성해 제작사가 스태프들의 동의를 받아 진행해야 할 문제”라고 건의했고 이 자리에서 스튜디오드래곤과 CJENM 측이 “프로젝트별 스태프협의체를 구성하고 상시 운영하겠다”고 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빛미디어센터 탁종렬 소장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스튜디오드래곤과의 협상 결과는 드라마 제작 환경의 개선에 있어 중요한 계기가 분명하다”면서도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일이라 모범적 사례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직 스태프 협의회에 대한 구체적 상이 없어 구성을 어떻게 할지 등 세부적 내용에 대해선 더 협의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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