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에 비리 전 시장 앉히더니…광주형 일자리 ‘낙하산 본부장’

2019.12.04 21:43 입력 2019.12.04 21:44 수정

‘광주형 일자리(노사상생형 일자리)’ 사업체인 (주)광주글로벌모터스가 임원으로 광주시 출신 고위공무원을 임용했다.

재임시절 비리 전력이 있던 전 광주시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한데 이어 광주글로벌모터스가 또다시 자동차산업 분야의 비전문가인 공무원 출신을 임원으로 채용해 퇴직관료 일자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4일 광주시와 (주)광주글로벌모터스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자동차 공장 설립과 직원 채용, 공장운영 등을 담당할 3명의 본부장을 선임했다. 기술본부장과 생산담당본부장에는 현대자동차가 추천한 인사들이 선정됐다.

총무와 인사·노무 등을 담당하는 경영본부장으로는 광주시 3급 공무원 출신인 ㄱ씨(61)가 뽑혔다. 2017년 광주시종합건설본부장을 끝으로 명예퇴직한 ㄱ씨는 지난 8월까지 광주시와 전남도가 서울에 공동으로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기숙사인 남도학숙 사무처장을 지냈다. 그는 민간기업 경력이 전혀 없는 자동차산업 비전문가다.

경영본부장은 광주글로벌모터스가 이달 중 광주에 착공할 예정인 연간 10만대 생산 규모의 자동차 공장 설립을 주도한다. 이 공장에서 일할 1000여명의 노동자들을 선발하는 것도 경영본부의 주요한 역할이다.

ㄱ씨는 “남도학숙 사무처장 퇴임 이후 주변에서 광주글로벌모터스에 서류를 제출하라는 연락을 받았지만 사전에 내정된 것은 아니다”면서 “공장운영의 토대를 만들기 위해 굉장히 힘들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적정임금’ ‘적정노동시간’ ‘노사책임경영’ ‘원·하청 관계개선’ 이라는 4대 원칙을 바탕으로 설립되는 이 공장은 한국 산업계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광주시가 1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임원으로 잇따라 퇴직 관료를 채용하고 있다.

앞서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지난 8월 초대 대표이사로 박광태 전 광주시장(76)을 임명했다. 박 전 시장은 재임시절인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업무추진비 카드로 145차례에 걸쳐 20억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구매한 뒤 ‘상품권 깡’을 통해 생활비와 골프비용 등으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돼 2016년 7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임선진 ‘참여자치 21’ 사무처장은 “자동차 공장을 새로 설립하는 만큼 그에 맞는 전문가들이 참여해야 한다”면서 “ ‘광주형 일자리’가 퇴직 관료의 재취업 자리로 전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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