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회사가 내놓은 불닭볶음면 열화버전?

2020.03.0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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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그라운드.넷] “내래 인민의 불맛을 보여주갔어!”

라면 비교 사진을 본 누리꾼이 내놓은 드립이다. 사진의 최초 출처는 2월 24일 트위터로 보인다. 한국의 ‘불닭볶음면’과 북한이 생산한 ‘매운 닭고기맛 볶음국수’의 비교다. 인터넷에는 ‘북한판 불닭볶음면 열화버전’이라는 제목으로 퍼졌다.

포장재 디자인만 보면 북한 회사가 내놓은 제품이 한국제품을 꽤 ‘참조’한 것 같다. 검은색 바탕에, 왼쪽에 닭 캐릭터가 입에서 불을 뿜고 있는 디자인조차 유사하다. 면 중량은 한국제품이 140g인데 비해 북한 제품이 100g으로 조금 적다. 가만, 그런데 진짜 북한 제품이 맞을까. 북한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한국 라면이 인기를 끌면서 한글로 제품명을 쓴 짝퉁이 많이 나오는데…. 사진 속 북한판 불닭볶음면을 생산한 회사는 경흥은하수식료공장이다. 찾아보니 진짜 북한에 있는 회사, 맞다.

맛은 어떨까. 마침 이날 <동아일보> 송홍근 기자가 여러 북한 라면을 시식하는 영상을 올려놨다. 그중에는 ‘매운 닭고기맛 볶음국수’도 있다. 애초 트위터 사진에는 포장재 뒷면이 나와 있지 않다. 여기엔 제품 특징과 조리방법이 한글로 적혀 있는데, ‘얼벌벌한 맛’이라고 제품 특징을 밝혀 놓았다. 먹어본 송 기자의 소감으로는 ‘얼벌벌하다’는 표현이 딱이라고 한다. 정말 매운 모양이다.

불닭볶음면은 2012년 4월 삼양식품이 처음 내놓았다. 삼양식품이 원조인 셈이다. 2014년 타계한 삼양식품의 고 전중윤 회장은 휴전선 이북 지역 강원 철원이 고향이다. 평소 남북교류나 북한 식량 지원에 관심이 많았다. 삼양식품 측이 북에 ‘라면제조 비법’이라도 전수한 걸까. 삼양식품 관계자는 “실제 불닭볶음면이 성공하면서 국내 타 라면사뿐 아니라 중국 등지에서 비슷한 콘셉트의 제품은 많이 나왔다”며 “하지만 오리지널과 비슷한 맛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 회장이 이북도민회장도 역임했고, 북한 사정이 안 좋을 때 식량 지원 사업을 많이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제조기술 지원이나 라면공장을 세우는 사업 등은 2010년 5·24조치로 남북교류가 전면 중단된 뒤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늘의 결론이다. ‘인민의 불맛’ 말고도 ‘오리지널 불맛’을 북녘 사람들도 쉽게 맛볼 수 있을 시절이 빨리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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