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성차별 카드뉴스’ 시끌…“남녀 역할 양분이 효율적이라니”

2020.05.01 21:42 입력 2020.05.01 23:20 수정

비판 거세자 삭제…수정 방침

교육부 ‘성차별 카드뉴스’ 시끌…“남녀 역할 양분이 효율적이라니”

교육부가 “여자의 뇌는 양육을 위해 공감에 적합하게, 남자의 뇌는 사냥을 위해 논리 구성에 적합하게 진화했다”는 내용이 담긴 카드뉴스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가 성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삭제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30일 페이스북과 네이버 블로그 등 교육부 공식 SNS 페이지에 ‘남자의 뇌를 가진 아빠, 공감이 뭐길래 꼭 배워야 하나요?’라는 카드뉴스를 올렸다. 교육부는 지난달부터 ‘아버지를 위한 자녀교육 가이드’라는 카드뉴스를 제작해 SNS에 시리즈로 올려왔다.

카드뉴스는 “엄마는 공동체의 도움을 받아 양육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됐고, 아빠는 사냥과 낯선 적으로부터 공동체를 지키는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면서 “이 과정에서 여자의 뇌와 남자의 뇌가 점차 다르게 진화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자의 뇌는 양육을 위해 공감과 의사소통에 더 적합하게 진화했고, 남자의 뇌는 효과적인 사냥을 위해 논리·체계를 이해하고 구성하는 데 더 적합하게 진화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가정 내에서 여자가 아이를 전담해 기르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의미의 문구도 카드뉴스에 포함됐다. 카드뉴스는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공동체가 변화하면서 남녀로 양분된 양육 시스템의 ‘효율성’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며 “그러나 아빠의 뇌는 여전히 공감 및 의사소통 능력이 부족한데, 이는 자녀와 갈등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아빠가 엄마 등으로부터 공감과 소통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이 카드뉴스가 올라오자마자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서는 근거 없는 과학적 지식에 기대 성차별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공감과 가정의 노력을 이렇게 풀어내다니 정책에 대한 고민이 없고 안일해 보인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논란이 되자 당일 카드뉴스를 삭제했다. 1일 교육부 관계자는 카드뉴스 제작 경위에 대해 “국가평생교육진흥원 학부모지원센터에서 EBS 프로듀서와 심리학과 교수 등 부모 교육 전문가를 섭외해 제작하는 콘텐츠”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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