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경찰단, 이 중사 사망 국방부 보고…성추행 피해·유가족 반응 통째로 삭제

2021.06.30 20:40

공군 군사경찰단이 이모 중사의 성추행 피해 사망 사건보고서에서 ‘강제추행’ 관련 사실을 통째 삭제한 사실이 드러났다. 공군이 사건의 실체를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군인권센터는 30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 소속 이 중사가 세상을 떠난 지난 5월22일과 23일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이 작성한 사건보고서 4건을 공개했다. 첫 번째 문건은 5월22일 새벽 숨진 이 중사를 발견한 직후 작성된 사건 초기 보고서다. 두 번째 문건은 같은 날 오전 공군본부 군사경찰단 중앙수사대가 작성한 발생보고서다. 이 보고서에는 이 중사가 강제추행 피해자라는 사실과 강제추행 가해자의 신상이 적시돼 있다. 이 문건은 공군 군사경찰단장이 공군참모총장에게 직접 보고했다.

세 번째 문건은 5월23일 작성된 세부보고서다. 강제추행 피해 여부, 가해자 신상 등 강제추행 관련 사실들이 비교적 자세히 담겨 있다. 유가족이 강제추행 사건을 언급한 부분도 보고서에 적혔다.

군사경찰단은 이 문건에서 “전 소속대 부서원 대상, 강제추행 사건 가해자 비호 여부 조사 예정”이라며 후속 조치 계획도 밝혔다. 이 문건 역시 공군참모총장에게 보고됐다.

하지만 같은 날 군사경찰단이 국방부 조사본부에 보고한 네 번째 문건(세부보고서)에는 이 중사가 성추행 피해자라는 사실이 모두 빠졌다. ‘전 소속대 부서원 대상, 강제추행 사건 가해자 비호 여부 조사 예정’ 부분은 통째로 삭제됐고, 유가족 반응에서도 강제추행과 관련된 내용이 사라졌다. 오히려 문건은 “유가족이 애통해하는 것 외 특이반응 없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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