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김형수 지회장 단식 종료···“단식해야 합의 지켜지는 하청노동자 현실”

2022.09.08 13:32 입력 2022.09.08 13:47 수정

김형수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대우조선해양 하청 해고자 복직 노사합의 관련 금속노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형수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대우조선해양 하청 해고자 복직 노사합의 관련 금속노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파업을 이끈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이 22일만에 단식 농성을 중단했다. 사측과 고용 승계 약속을 이행할 구체적인 방안에 합의했다. 하지만 여전히 수많은 노동자가 고공·천막농성장에 머물며 명절에도 집에 가지 못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지회장이 이날부로 단식 농성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김 지회장은 단식을 중단하고 병원에 입원헀다. 다만 국회 앞 농성장은 당분간 유지하며 노란봉투법(파업 노동자 손해배상 소송 금지법) 제정을 촉구해가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하청노조 지도부 5명에 대해 470억원의 손배소를 제기한 터다.

김 지회장은 사측이 지난 7월22일 파업 중단 시 약속한 ‘조합원 고용승계’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지난달 18일 국회 앞에서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당시 노사는 파업 기간 중 폐업한 협력업체 소속 조합원들을 다른 업체가 고용하는 데 합의했지만 파업 종료 한 달 반이 지나도록 약속은 이행되지 않았다. 노조의 문제 제기로 교섭이 진행됐고 지난 7일 오후 노사는 ‘복직하지 못한 조합원을 2차례에 걸쳐 고용’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김 지회장은 이날 단식 중단 기자회견에서 “51일간 마음 졸이며 파업을 지켜봐 주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그 진통 끝에 합의한 내용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단식 농성을 해야 하는 게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의 현실”이라고 했다.

추석 명절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귀성객들이 열차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추석 명절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귀성객들이 열차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민주노총도 이날 서울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석 명절에도 집에 가지 못하고 고통받는 노동자들이 많다며 관심을 촉구했다. 하이트진로 화물기사들은 여전히 운송료 현실화를 요구하며 서울 강남구에 있는 본사 옥상 광고탑에서 농성하고 있다. 선진그룹 산하 헬기 운송업체 에어팰리스 직원들은 지난 5월 헬기 추락사고로 사망한 동료의 죽음에 사측이 사과는커녕 노조원을 해고하고 있다며 100일 넘게 천막·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추석은 마음은 가볍고 양손은 무겁게 가족과 만나는 날이었다. 그런데 올해 추석은 양손은 너무 가볍고 마음은 너무 무거운 추석이 아닐까 싶다”며 “많은 노동자가 고공 천막농성으로 몸을 던져 싸우고, 물가가 어느 때보다 폭등해 장바구니 채우기 두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규제완화를 이야기하고 급여인상을 자제하라면서도 서민복지 축소를 대놓고 얘기하는 정부를 지켜보는 노동자들의 마음은 무거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명절 이후 정부의 반노동 반민중 정책에 맞서 힘차게 싸워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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