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학살자 전두환의 손자…내 가족의 죄를 폭로합니다”

2023.03.15 21:30 입력 2023.03.15 23:19 수정

전우원씨, SNS서 주장

“돈 없다더니 호화생활”

전재용·전재만씨 관련

‘검은돈’ 등 의혹도 제기

전우원씨가 자신의 어린 시절이라며 올린 사진 중 일부.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가운데)가 아이들과 함께 침대에 누워 있다. 전우원씨 인스타그램

전우원씨가 자신의 어린 시절이라며 올린 사진 중 일부.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가운데)가 아이들과 함께 침대에 누워 있다. 전우원씨 인스타그램

전직 대통령 고 전두환씨 손자 전우원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씨 일가의 호화생활을 폭로했다. 전씨는 “전 제 할아버지가 학살자라고 생각한다. 그는 나라를 지킨 영웅이 아니라 범죄자일 뿐”이라며 “제 가족들이 행하고 있을 범죄 사기 행각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 폭로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전씨는 전두환씨 부인 이순자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스크린골프를 치는 영상을 지난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전씨는 이씨 추정 인물이 골프를 치고 있는 시설이 “연희동 자택에 구비돼 있는 스크린골프 시설”이라고 주장했다. 전씨는 전두환씨 딸 전효선씨의 자녀 A씨의 결혼식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초호화 결혼식 사진”이라며 “25만원밖에 없다던 전두환씨 가족이 어디서 이런 행사를 할 돈이 생겼는지 의문”이라고 적었다.

전우원씨가 자신의 어린 시절이라며 올린 사진에서 이순자씨가 아이를 안고 있다(왼쪽 사진). 전씨가 “연희동 자택에 구비되어 있는 스크린골프 시설”이라는 글과 함께 올린 영상에서는 이순자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골프를 치고 있다. 전우원씨 인스타그램

전우원씨가 자신의 어린 시절이라며 올린 사진에서 이순자씨가 아이를 안고 있다(왼쪽 사진). 전씨가 “연희동 자택에 구비되어 있는 스크린골프 시설”이라는 글과 함께 올린 영상에서는 이순자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골프를 치고 있다. 전우원씨 인스타그램

전두환씨는 1997년 4월 군형법상 반란수괴·내란수괴·내란목적살인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원을 확정받았다. 검찰은 선고 직후 재산 313억원을 찾아내 추징했다.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전두환씨는 2003년 4월 재산목록 명시 관련 재판에 출석해 “예금이 29만원”이라며 추징금을 내지 않고 버텼다.

전씨는 자신의 아버지이자 전두환씨의 아들인 전재용씨에 대한 글도 올렸다. 그는 “현재 전재용씨는 미국 시민권자가 되기 위해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며 “법 감시망을 벗어나기 위해 전도사라는 사기행각을 벌이며 지내고 있다”고 했다. 작은아버지이자 전두환씨의 셋째 아들인 전재만씨를 언급하기도 했다. 전씨는 “전재만, 현재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서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다”며 “와이너리는 정말 천문학적인 돈을 가진 자가 아니고서는 들어갈 수 없는 사업 분야다. 검은돈의 냄새가 난다”고 적었다.

전씨는 자신의 신원을 증명한다며 전두환씨와 함께 찍은 사진을 포함해 가족사진과 여권 사진, 학생증 등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뉴욕의 한 회계법인에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씨는 자신의 가족 외에도 지인들의 실명, 사진, 프로필 등을 올리며 성범죄, 마약, 부정 입학 등의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일부 게시글은 신고로 인해 삭제됐다.

전씨는 “저도 죄인이다. 제 죄는 제가 달게 받겠다”며 “저는 제가 받는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말 이기적이게도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했던 사람”이라고 했다. 또 “가족이 저의 정신과 치료 기록을 이용하면서 ‘미친X’ 프레임을 씌울 것”이라며 “병원에 오랫동안 입원했다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서 나와 지금 몇 달간 일을 잘했다”고 주장했다. 전씨는 15일 유튜브 생방송에서는 “할머니께서 연희동 자택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들의 계좌로 학자금을 지원해줬다”며 “어머니가 연희동 자택 금고 안에 엄청난 비자금이 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또 “어머니가 아버지와 이혼하시고 이혼 위자료를 받으셨는데, 그 돈이 정당한 돈이라면 은행에서 인출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인들을 통해서만 받을 수 있었다”며 위자료의 출처가 비자금일 가능성도 시사했다.

전재용, 불법 의혹 부인
“아들 잘 못 돌본 내 잘못”

경향신문은 전씨의 부친 전재용씨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워낙 오랜 시간 떨어져서 살다 보니 아들이 아팠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심한 우울증으로 입원 치료를 반복했다”며 “아비로서 아들을 잘 돌보지 못한 제 잘못이고, 부끄럽지만 선의의 피해를 보게 된 지인들께 너무나 죄송해 부득이하게 사정을 밝히게 됐다”고 말했다. 본인을 포함한 가족에 대한 불법행위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을 정도로 당황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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