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한강 멍때리기 대회’가 지난 21일 한강 잠수교에서 열렸다. 대회는 멍한 상태로 안정적인 심박수를 유지하는 것이 규칙. 90분 동안 참가자들은 대화가 금지되며 규칙을 어길 시 퇴장카드를 받게 된다. 최종 우승자는 심박수 그래프와 사연을 통한 현장 시민투표 결과를 종합해서 선정된다.
이날 70팀의 참가자들은 45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도심 속 ‘멍때리기’를 할 수 있었다. 각자 개성을 드러내는 복장을 한 참가자들이 자리에 앉은 채 시선을 먼 허공에 던졌다. 잠수교를 지나는 시민들이 구경했지만 흔들림 없이 ‘멍~’ 상태를 유지했다. 때마침 산책 나온 반려견이 이 신기한 풍경을 바라보다가 기자의 카메라를 향해 잠깐 동안 ‘멍’을 때렸다. 대회 운영진은 참가자들 근처에 있는 반려견들이 혹시라도 “멍멍” 짖을까 반려인에게 주의를 부탁하기도 했다.
올해 6회째를 맞는 이 대회는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뒤처지거나 무가치한 것이라는 통념을 지우기 위한 취지로 시작됐다. 가끔 일상에서 벗어나 ‘멍’의 세계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