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는 잃었지만 끝까지 간다

2024.06.04 16:45 입력 2024.06.04 16:48 수정

청둥오리 새끼들이 서울 여의도 샛강에서 날갯짓을 하며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청둥오리 새끼들이 서울 여의도 샛강에서 날갯짓을 하며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지난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샛강. 새끼를 둔 청둥오리 어미는 예민했다. 사람들의 작은 발자국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날씨가 더운 탓에 시원한 수풀 속에 몸을 숨긴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호기심 많은 새끼 한 마리가 무리를 떠나 수풀에서 물가로 나오지 않았다면 아마 찾지도 못했을 것이다.

청둥오리 새끼들이 서울 여의도 샛강 옆 수풀에 몸을 숨기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청둥오리 새끼들이 서울 여의도 샛강 옆 수풀에 몸을 숨기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청둥오리 어미와 새끼들이 서울 여의도 샛강 옆 수풀에 몸을 숨기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청둥오리 어미와 새끼들이 서울 여의도 샛강 옆 수풀에 몸을 숨기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청둥오리 가족을 찾으려고 샛강에 갔던 것은 아니었다. 갓 부화한 흰뺨검둥오리 새끼들의 앙증맞은 모습을 찍어보고 싶어서였다. 철새인 청둥오리에 비해서 텃새인 흰뺨검둥오리 개체수가 더 많아서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예측은 빗나갔다. 새끼를 돌보는 어미들은 민감한 탓에 사람들 앞에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세시간을 헤매야했다. 결국 흰뺨검둥오리 가족은 볼 수 없었다. 그만 포기하려는 순간에 청둥오리 가족과 마주쳤다. 부화한 지 오래된 듯 여섯 마리의 새끼들은 제법 자라 있었다. 수풀에서 물가로 나온 새끼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어미가 경계의 의미로 날갯짓을 하자 새끼들도 작은 날개를 퍼득이며 응답했다. 그렇게 30여 분 모습을 드러낸 청둥오리 가족은 유유히 시야에서 사라졌다.

청둥오리 어미가 날갯짓을 하며 새끼들에게 경계신호를 보내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청둥오리 어미가 날갯짓을 하며 새끼들에게 경계신호를 보내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청둥오리 어미와 새끼들이 서울 여의도 샛강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청둥오리 어미와 새끼들이 서울 여의도 샛강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청둥오리 새끼들이 서울 여의도 샛강에서 어미를 따라 유영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청둥오리 새끼들이 서울 여의도 샛강에서 어미를 따라 유영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청둥오리는 우리나라에 도래하는 오리류 중 가장 흔한 대표적인 겨울 철새다. 4월 하순에서 7월 상순까지 한배에 6∼12개의 알을 낳아 기른다. 샛강에서 만난 청둥오리 가족은 새끼가 처음에는 여덟 마리였다. 어미는 보름 사이에 두 마리를 잃었다. 매일 샛강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여의샛강센터 직원의 전언이다. 장마를 이겨내고 가을이 되면 새끼 청둥오리들은 꽤 성장해 있을 것이다. 남쪽으로 이동해야 할 겨울이 올 때까지 샛강이 이들에게 생장과 쉼의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청둥오리 새끼들이 서울 여의도 샛강에서 어미를 따라 유영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청둥오리 새끼들이 서울 여의도 샛강에서 어미를 따라 유영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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