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끌거리는’ 미꾸라지

2015.04.01 20:54 입력 2015.04.01 21:38 수정

‘미끌거리는 비누’ ‘미끌거리는 미꾸라지’ ‘미끌거리는 다시마’…. ‘미끌거리다’는 ‘몹시 미끄럽다’ ‘흠이나 거친 데가 없이 부드럽다’란 뜻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널리 쓰는 말이다. 한데 ‘미끌거리다’는 표준어가 아니라 ‘북한어’다. 해서 국어사전은 ‘미끌거리다’ 대신 ‘미끈거리다’로 쓰라고 한다.

사람들은 ‘몹시 미끄럽다’는 뜻으로 ‘미끈거리다’를 쓰기도 한다. 하지만 ‘미끈’을 ‘미끈하게 생긴 청년’ ‘미끈한 다리’처럼 ‘생김새가 멀쑥하고 훤칠하다’란 의미로 더 많이 쓴다. 게다가 대부분 ‘미끌거리는 다시마’ ‘미끈한 다리’ 따위에서 보듯 ‘미끌거리다’와 ‘미끈하다’는 쓸 자리를 구분해 말한다.

[알고 쓰는 말글]‘미끌거리는’ 미꾸라지

또한 사전은 ‘몹시 미끄럽다’란 뜻으로 쓰인 ‘미끌미끌하다’는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다. 우리말에 한 단어를 반복적으로 결합한 복합어에 ‘하다’가 붙는 말 중 ‘단일어+거리다’ 형태를 이루는 것이 많다. ‘출렁출렁하다’ ‘건들건들하다’ ‘하늘하늘하다’ ‘구시렁구시렁하다’가 모두 ‘출렁거리다’ ‘건들거리다’ ‘하늘거리다’ ‘구시렁거리다’의 형태로도 쓰인다.

그런데 왜 ‘미끌미끌하다’는 표준어인데 ‘미끌거리다’만 북한어 취급을 하는지 모르겠다. 하루바삐 ‘미끌거리다’에 ‘미끄럽고 번드러워서 자꾸 밀리어 나가다’란 뜻을 주어 ‘북한어’란 족쇄를 풀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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