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 뉴스배열,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2022.09.26 03:00 입력 2022.09.26 03:02 수정

얼마 전 포털 네이버와 다음이 나란히 뉴스 배열 알고리즘 문제점을 인정하고 개선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네이버는 9월15일 블로그를 통해 “현재 알고리즘은 어뷰징과 저품질의 뉴스를 필터링하는 데 최적화돼 있으나, 심층 기사와 지역 언론사 뉴스가 잘 노출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8월 말에 다음 포털을 운영하는 카카오 역시 영업비밀이라고 숨겨왔던 뉴스 노출 알고리즘을 설명하는 자료를 공개했다.

송경재 상지대 사회적경제학과 교수

송경재 상지대 사회적경제학과 교수

늦은 감이 있지만, 포털사가 그간 인공지능 알고리즘 만능론과 무결정성을 철회하고, 이것이 저널리즘 영역에 적용되기에는 보완할 과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일부에서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정부 여당과 야당이 포털뉴스 알고리즘 공개를 법제화하려는 움직임에 선제 대응한 것이란 정치적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의도가 숨어 있다고 해도 이번 결정은 알고리즘 뉴스 배열의 불투명성에 대한 학계와 시민사회의 지적을 수용하고 개선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하루에도 수천건 송고되는 뉴스 중에서 좋은 뉴스를 좁은 스마트폰 화면에 배열하는 것은 숙련된 편집인이라도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포털사들은 알고리즘을 개발하여 뉴스를 이용자 조회수, 추천수, 최신순, 댓글 많은 순 등의 기준을 정하여 배열하게 된 것이다.

사실 인공지능이 언론에 도입되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미국 LA타임스의 속보, 보스턴글로브의 스포츠 기사, 포브스의 금융시장 기사는 2014년부터 인공지능 기자가 작성하고 있다. 이후 국내에도 활용되어 뉴스작성은 기본이고 아나운서를 대신하는가 하면, 요약·읽기·번역까지 하고 있다.

이처럼 언론의 다양한 영역에 인공지능 적용이 확대되었지만, 유독 포털뉴스 배열 의혹은 남아 있었다. 인공지능은 등장 초기 과대 포장되어 마치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중립적이며 편향성이 없는 기술이란 환상이 존재했다. 하지만 계속된 연구를 통해 알고리즘도 학습 과정에서 투입된 정보에 따라 편향성이 있으며, 잘못된 학습을 하면 문제가 됨을 알게 되었다.

사실 포털뉴스 알고리즘 배열은 설명 가능성과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강했다. 인공지능 전문가들조차 “투입 변인과 가중치는 알 수 있겠지만, 심화 학습한 인공지능 결과물 검증은 인공지능만이 할 수 있다”는 말이 나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초창기 국내 포털사들은 마치 뉴스 배열 알고리즘이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것처럼 표방해 논란이 되었다. 사실 추천 알고리즘은 우리가 유튜브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생각이 소통되어야 하는 온라인 공론장에서 편향된 정보를 확산시켜 여론을 특정 방향으로 유도하기도 한다. 온라인 공론장에서 알고리즘이 개인 성향과 맞는 정보 위주로 추천하고, 생각이 유사한 사람들끼리만 소통하는 확증편향 우려는 오래전에 제기된 바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결정이 끝이어서는 안 된다. 포털뉴스 알고리즘의 투명성 강화 노력은 계속 진행되어야 한다. 변화된 환경에 따라 필요한 사회적 가치와 저널리즘 원칙을 반영하는 보완이 필요하다. 포털사는 뉴스 배열 알고리즘 투명성을 강화하는 후속 조치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분기별로 혹은 연간으로 알고리즘과 기사 순위 등에 관한 ‘투명성 보고서’ 등의 발간도 고려해볼 만하다. 그리고 한두 번의 알고리즘 검증이 아니라 계속 확장된 변인을 투입하고, 이를 기반으로 향후 편집 인공지능 뉴스 추천 가이드라인을 정립하는 데 이용자인 시민의 평가를 반영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런 후속 노력이 있어야 포털뉴스 알고리즘의 불투명성은 해소될 것이고, 저널리즘의 가치를 조금이라도 반영하는 포털뉴스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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