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밥그릇 싸움이 상생정치인가

2004.06.01 19:19

17대 국회 원구성협상이 난항를 겪고 있다는 소식이다. 원구성이 늦어져 자칫 개원 국회가 초장부터 삐걱거리지 않을까 우려된다. 여야간 핵심적인 쟁점이 되고 있는 사안이 상임위원장 배분문제라니 노른자위 상임위원장을 차지하기 위해 밥그릇 싸움을 벌이는 구태를 재연하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대표가 상생정치를 하겠다고 다짐한 지가 며칠이나 됐는가. 협약서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감투 나눠먹기 싸움을 벌이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일하는 국회상 정립과도 거리가 멀다. 국민의 입장에서 어느 당이 어떤 상임위원장을 차지하든 아무 관계가 없다. 개원국회가 차질없이 열려 파탄지경에 이른 민생경제를 살리고, 주한 미군철수 문제 등 국가적 현안들에 대한 해결책을 하루속히 강구해 주길 바랄 뿐이다.

주요 상임위원장 배분문제만 하더라도 특정 정당이 독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견제와 균형이라는 차원에서 여야가 적절히 안배해 온 것이 확립된 관행이다. 또한 원활한 국회운영을 위해 두 석인 국회부의장 중 한 석 또는 최소한 상임위원장 한 석 정도는 민노당이나 민주당 등 비교섭 단체에 할애하기 바란다.

예산안의 졸속심의를 방지하기 위해 예결특위의 상임위 전환문제도 차제에 매듭지어야 한다. 상임위 정수 조정문제를 거론하지만 이번에 늘어난 의원 숫자만도 26명이나 된다. 후반기 국회 때 하자는 것은 의원들이 돌아가면서 예결위원을 맡아 예산안 갈라먹기를 하자는 얘기나 다름없다. 상식과 순리에 따라 여야가 한발짝씩 양보, 개원협상을 조기에 타결해주길 거듭 촉구한다.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