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은둔형 외톨이’학생에게도 관심을

2005.12.01 18:01

‘은둔형 외톨이’ 고교생이 전국적으로 4만3천여명에 이르고, 이중 5,600명은 학업까지 포기한 채 집에서 은둔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는 연구 결과는 충격적이다. 이들이 바깥출입을 전혀 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한다. 집단따돌림, 자폐증, 대인기피증 등과 함께 우리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또 하나의 아픔이다.

이들 청소년은 친구가 없으며, 가족간 대화가 단절돼 있다. 심지어 식사도 혼자 하는 것은 물론 일상생활의 대부분을 인터넷에 몰두하거나 TV를 보며 밤낮이 뒤바뀐 생활을 하는 것이 대표적 증상이다. 정신적으로 우울증을 보이며 퇴행적 행동 아니면 공격적 성향을 나타내기도 한다. “공부는 둘째치고 사람들과 어울리기만 해도 좋겠다”는 게 부모들의 절박한 바람이다.

핵가족화 시대에 형제자매 없이 자라는 데다 과잉보호가 가정적 원인이다. 학력지상주의 때문에 방과 후에도 학원에 가는 등 친구를 사귈 기회가 없으며 인터넷 문화까지 겹친 것은 사회적 배경이다. 친구를 사귀지 못하게 되면 스스로 ‘집단따돌림’을 자청해 등교거부 현상이 나타난다. 어디까지나 가정, 학교, 사회 등의 사회문화적 산물이어서 뇌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자폐증이나 여러 이유로 단순히 사람 만나기를 피하는 대인기피증 등과는 다르다. 대학생이나 성인 때 나타날 수 있는 이른바 ‘코쿤족’과도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가정의 역할이 중요하다. 청소년 시기의 친구는 성적 몇 등 올리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소중함을 부모가 알아야 한다. 나쁜 친구를 사귀면 나쁜 길로 빠져들 것을 염려해 아예 친구 없는 것을 원하는 부모들이 있지만 금물이다. 학교를 쉬게 하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다. 오히려 부모가 같은 반 친구의 부모를 초대해 친해지는 등 아이가 친구를 접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은둔형 외톨이가 가정붕괴는 물론 인적자원의 상실로 연결되는 일인 만큼 교육당국과 사회적 관심이 긴요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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