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의 독점세력에 맞서 ‘다수의 힘’ 보여주자

2010.06.01 22:57

오늘은 다섯번째 지방 선거일이다. 시민 각자 자기가 사는 동네의 살림을 누구에게 맡길지 결정하고 이를 통해 집권세력에 대해 분명한 신호를 보내는 날이다. 선택에 따라 시민들이 힘들게 벌어서 낸 세금이 거리 치장이나, 땅과 강을 파헤치고 건물 짓는 데 쓰일 수도 있고 자녀 무상급식이나 보육, 복지 확대, 노후 불안 해소에 쓰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 힘 없는 보통 사람들은 그런 일은 돈이 많거나 배경 좋고, 권력을 가진 이들이 좌우하는 문제라고 치부해왔다.

사실 하루 하루 먹고사는 데 허덕이는 보통 시민들로서는 중앙정치는 물론 지방정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겨를이 없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도 알지 못했다. 그게 바로 기존 지방정치의 실상이었다. 실질적 주권은 대부분 그 지역에서 돈 많은 이, 지역 권력을 독점한 세력이 행사했으며, 그 때문에 아무런 거리낌 없이 시민들의 세금을 탕진할 수 있었다.

이 현실은 숫자로 증명할 수 있다. 1회 지방선거 투표율이 68.4%였으나 2회는 52.7%로 떨어졌고 3회 48.9%, 4회 51.6%로 점차 낮아졌다. 총선도 63.9%, 57.2%, 60.6%로 낮아지다 지난 2008년에는 46.0%로 절반도 되지 않았다. 선거에 참여하는 시민이 점차 줄어 이제는 절반의 시민이 투표장을 찾지 않는다. 이들 대부분은 비정규직, 저소득층, 집 없는 이, 젊은이들이다. 민주주의는 평등의 잔치이다. 가진 자도, 못가진 자도 1표밖에 행사하지 못한다. 세상이 불공평하고 잘못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래서 뭔가 바꾸고 싶다면 그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그들은 다수이기 때문이다. 잘못을 바로잡겠다는 의지와 그렇게 할 수 있다는 낙관주의만 있으면 다수가 될 수 있으며, 바로 그 때문에 원하는 바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체념하고 선거에 무관심할 때 다수는 소수로 전락하고 바로 그 때문에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아직 보통 사람들이 살기 좋은 세상이 되지 못했다면, 그 상당한 이유는 선거 불참으로 다수임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생각을 바꾸자. 세상은 보통 사람들의 것이다. 왜 민주주의를 ‘다수의 통치’라고 하겠는가. 민주주의는 바로 그들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이 세상을 소수 엘리트, 기득권 세력에게 공짜로 넘겨주려 하는가. 민주주의의 힘을 보여주자.

오늘이 바로 그 날이다. 나의 삶을 남이 아니라 내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날이다. 만일 오늘 투표장에 가지 않는다면, 또 힘 없는 소수가 되어 불이익을 감내하며 살아가야 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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