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확인도 없이 가짜 ‘돈다발 사진’ 제시한 무책임한 김용판

2021.10.19 20:40 입력 2021.10.19 21:11 수정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8일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조직폭력배 연루설을 제기하며 돈다발 사진을 증거로 제시했다 가짜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국제마피아파 행동대원이었던 박철민씨가 직접 써보냈다는 편지와 함께 2015년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지사에게 건넸다는 돈다발 사진을 공개했다. 하지만 문제의 돈다발 사진은 박씨가 2018년 자신이 렌터카 사업 등으로 큰돈을 벌었다고 자랑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것으로 몇 시간 뒤 밝혀졌다. 해당 사진이 가짜로 확인되자 더불어민주당은 19일 김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했다.

김 의원이 이번에 여당의 대선 후보인 이 지사를 향해 중대한 의혹을 제기하려면 사전에 면밀히 확인했어야 한다. 더구나 김 의원은 서울경찰청장을 지낸 경찰 고위직 출신이고, 제보자가 조직폭력배의 일원으로 구치소에 수감 중이었다. 폭로에 앞서 더더욱 철저히 검증했어야 옳다. 그런데도 김 의원은 다른 객관적인 증거의 뒷받침 없이 박씨의 일방적인 주장만 전달했다.인터넷만 검색해도 금세 확인할 수 있는 사진 진위 여부를 김 의원은 놓쳤다. 김 의원은 “(사진의) 진위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착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원으로 최소한의 책임도 다하지 않은 무책임한 폭로가 아닐 수 없다. 야당 의원으로서 여당 대선 후보를 흠집내겠다는 목적의식에 사로잡혀 망신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김 의원이 무책임하게 폭로한 배경에는 국회의원에게 부여된 면책특권이 있다. 하지만 면책특권은 이런 때 쓰라고 도입된 게 아니다. 과거 엄혹했던 군사독재 시절 의원들은 이런 보호장치가 없으면 구속되기 일쑤였다. 그런데 최근 일부 의원들은 국회 내에서 이를 이용해 무차별적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등 악용하고 있다.

김 의원의 무책임한 폭로는 의원 본연의 역할뿐 아니라 국감의 본질을 훼손하는 심각한 행위이다. 김 의원은 가짜 사진을 제시한 데 대해 대국민 사과하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국민의힘 역시 소속 의원의 무책임한 행위를 엄정하게 다스려야 한다. 사진의 진위와 무관하게 조폭 연루설 제보 자체는 진실일 수 있다는 어정쩡한 입장으로 이 소동을 피해나가서는 안 된다. 더불어 의원의 면책특권을 제한하는 논의도 본격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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