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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우익 중국대사 ‘외교력’ 안보인다

2010.07.01 18:29 입력 2010.07.02 00:27 수정
조운찬 | 베이징특파원

[기자메모]류우익 중국대사 ‘외교력’ 안보인다

지난달 2일 베이징대에서는 류우익 주중 대사 초청강연이 열렸다. 천안함 사건에 관심이 집중되던 때인 만큼 교수, 학생들이 대거 참석했다.

그러나 강연은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발전 방향으로 채워졌다. 한 교수는 “듣고 싶었던 한·중 현안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이 없었다”면서 “외교관이 아닌 학자의 훈계조 강연을 듣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28일 류 대사가 부임했을 때 중국 언론은 “대통령비서실장 출신이 대사에 임명된 것은 ‘중국 중시’ 전략의 일환”이라며 “양국이 곧 밀월기에 들어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지금 기대감은 사라졌다. 신화사 출신의 한 중견 언론인은 “류 대사가 많은 활동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 한반도 전문가는 “류 대사가 한·중 현안을 놓고 중국 외교부장과 협의했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류 대사는 취임사에서 한·중 선린관계를 강조했다. 그러나 양국 관계는 이전보다 악화됐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천안함 침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방중 등 굵직한 현안이 이어진 가운데 류 대사의 존재감은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소통을 중재해야 할 대사가 오히려 ‘엇박자 행보’를 보였다는 지적도 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천안함 사건 조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 4월 미국을 비공개로 방문하고, ‘북 개입설’을 단정하는 듯한 발언을 한 일은 그 자체로 ‘반중국 정서’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류 대사가 중국 외교부 후정웨 부장조리(차관보급)를 만났다. 이때 류 대사는 후정웨로부터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한국정부의 대응이 중국이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는 경고를 들었다고 한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주중대사관 측은 “모르는 사람이 한 얘기”라며 강력 부인했으나 베이징의 한 학자는 “최근 중국의 입장을 고려하면 있을 법한 얘기”라고 말했다. 올해 초 한 지인이 “중국은 대사 부임 첫 6개월은 지켜볼 것이지만, 이후에는 대사를 시험하려 들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 말이 현실화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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