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전방위 분석 깊이있는 정보를

2000.10.01 18:54

〈오재응·한양대교수〉

요즘 신문 지면은 희망적이고 아름다운 기사보다 침울한 이야기로 가득차 있다. 고유가, 주가 대폭락, 의료계 파업사태, 한빛은행 불법 대출사건, 금융구조개혁 부진, 대우자동차의 매각 불발, 정치계에서의 여야 대치국면 등 모두가 암울한 이야기뿐이다. 이쯤 되니 우리 국가는 총체적 위기라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한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2단계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계획을 확정, 발표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9월25일자 1면의 ‘부실기업 대대적 퇴출이 올 것’이라는 기사가 그것이다. 2단계 기업·금융 구조조정 계획에 대한 내용은 10면에서도 구체적으로 다뤘다.

그런데 1단계 구조조정에 대한 내용과 결과에 대한 평가를 좀더 구체적으로 분석하면서 2단계 구조조정에 대한 성공적인 방향을 제시하지 못한 점이 다소 아쉽다. 또한 부실기업을 가려내는 원칙과 기준에 문제점은 없는지 따져보고, 부실판정 기준의 투명성을 강하게 촉구하면서 구조조정의 원칙과 결과를 지속적으로 다뤄주기 바란다.

각종 남북회담이 연이어 개최되고 있다. 25일자 5면의 2차 남북적십자회담 결산 기사는 그 보도 태도가 타지와 사뭇 달랐다. 다른 신문은 남북간의 의견이 상당히 엇갈려 북한측 의견을 그대로 수용했다는 비판적인 시각으로 다뤘으나, 경향신문은 회담결과가 성과를 얻었으며 남측이 양보함으로써 전격 타결되었다는 식으로 접근했다. 남측이 양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향후 여러가지 남북관련 회담에서는 어떤 원칙과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따끔한 충고가 아쉬웠다.

26일자 건설교통부의 고유가 극복대책 마련에 대한 기사 중 ‘10명 타는 택시가 내년 선보인다’는 보도는 단순한 전달로만 그치기보다는 왜 이런 발상이 나오게 되었는지 그 배경까지 써주었으면 훨씬 좋았을 것이다. 아울러 순간 순간에 급급하는 정부의 에너지 절약정책에 대한 냉정한 비판과 전문가들의 견해 등을 소개하여 깊이있게 다루는 성의가 필요하다.

2001학년도 대입수능이 다가오고 있다. 25일자 17면에 다룬 자연계 응시자의 급격한 감소현상에 대한 기사에서 자연계 지원자의 감소가 수험생들의 교차지원 및 인문·예체능계 문제가 쉽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물론 입시제도에도 문제가 있지만 요즈음 젊은 세대의 시대관, 직업관에도 많은 변화가 오고 있음을 무시한 채 기사화한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즉 대학에서도 제조업 분야의 전공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분석하여 기사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27일자 여러 면에서 내년도 예산 편성에 관한 기사가 분야별로 자세하게 다루어진 점은 눈에 띈다. 최근 고유가에 대비한 에너지 절약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지만 내년도 예산에는 에너지 절약을 위한 투자 항목이 전혀 없다는 점을 지적하지 못하고 예산에 관련된 일반적인 검토만을 다뤘다. 전반적이고 철저한 재검토를 심층적으로 다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제 기자는 정보를 수집하여 보도하는 하드웨어적인 기능뿐만 아니라 수집된 정보를 깊이있게 분석하여 독자에게 알려줄 수 있는 전문성을 지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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