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 바리스타 임미나·김경석씨 “카페 ‘꿈틀’서 새 꿈 도전합니다”

2015.07.01 21:31 입력 2015.07.01 21:48 수정

서울교육청 본관 1층서 오픈

“평생 좋아했던 축구 지도자를 할지, 바리스타를 계속할지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김경석씨·23·지적장애 3급)

“종류별로 만드는 과정을 다 못 외워서 어렵지만 정말 재밌어요. 카페모카의 휘핑 만들기가 제일 힘든 것 같고…, 더 열심히 해 볼래요.”(임미나씨·22·지적장애 3급)

1일 서울시교육청 본관 1층에 카페 ‘꿈틀’이 정식으로 문을 열며 두 사람에게도 새로운 꿈이 열렸다. ‘꿈을 담는 틀’이라는 뜻의 이 카페는 발달장애 바리스타 2명이 직접 운영한다.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지체장애인협회가 업무협약을 맺어 탄생한 카페는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1일 서울시교육청 본관에 문을 연 커피판매점 ‘꿈틀’에서 발달장애를 딛고 바리스타로 일하는 김경석(왼쪽)·임미나씨가 얘기를 나누다 활짝 웃고 있다. |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1일 서울시교육청 본관에 문을 연 커피판매점 ‘꿈틀’에서 발달장애를 딛고 바리스타로 일하는 김경석(왼쪽)·임미나씨가 얘기를 나누다 활짝 웃고 있다. |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이곳에서 처음 바리스타 일을 하게 된 김씨와 임씨는 서울시립북부장애인종합복지관 직업훈련반에서 가장 우수한 훈련생으로 추천됐다. 두 사람은 5월 한 달간 커피 전문과정이 있는 복지관에서 집중교육을 받았고, 지난달엔 교육청에서 카페를 시범운영한 후 1일 카페를 열게 됐다.

김씨는 지적장애인 축구 국가대표 선수이기도 하다. 몇년 전 다리 부상으로 운동 지도자의 길을 모색해보다 뜻밖의 기회에 꿈틀을 만났다. 김씨는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열리는 2015년 LA 스페셜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뒤 카페 꿈틀에서 바리스타로 새로운 길에 도전할 꿈을 키우고 있다.

김씨는 “다리 부상을 당한 데다 운동 선수는 생명도 짧아 오래하긴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하루 150잔 이상씩 커피를 내리며 일도 많이 능숙해졌고, 사람들을 계속 접하면서 작게 얘기하는 습관도 고쳐졌다. 바리스타도 평생직업으로 괜찮을 것 같다”며 웃었다.

워낙 성격이 꼼꼼하고 성실한 임씨는 다른 직장에 취직했다가 주말에도 일해야 하는 것이 힘들어 다시 직업교육을 받던 중이었다. 임씨는 “꿈틀에서 새로운 일을 배울 수 있어 참 좋은 기회인 것 같다. 계약기간 1년간 커피에 대해 최대한 많이 배우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꿈틀 카페를 특수교육생과 졸업생의 직업 훈련에 이용하고, 장애인단체의 다양한 프로그램·실습 공간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조희연 교육감은 “청사 내 장애인 고용 카페 운영이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의 직업 체험과 취업 기회를 확대하고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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