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번호부로 鄭회장 내리쳐”

2003.08.11 18:18

민주당 함승희(咸承熙) 의원이 11일 국회 법사위에서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전 회장의 자살에 대해 검찰 책임론을 제기하고 전면 재조사를 요구했다. “인간적 모멸감을 주는 검찰의 몰아치기식 수사가 이뤄졌다”는 의혹을 공개 제기했다. 함의원은 “정전회장 자살 전 하루 건너 세차례 이뤄진 대검 중수부의 수사는 국민에게 충격을 줄 수 있는 이른바 ‘한건 올리기’에 혈안이 돼 있었음이 여러 주장에서 감지된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12시간 이상씩 검사와 수사관들이 번갈아 돌아가며 이른바 ‘돌림방 추궁’을 하고, 전화번호부 같은 두꺼운 책자로 정회장의 머리를 내려치고, 검찰이 마음만 먹으면 분식회계나 비자금 수사를 통해 재벌기업 하나쯤 망하게 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는 등의 협박과 모욕을 가한 사실이 정회장 측근들의 주장 등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함의원은 “정회장 변사사건과 검찰의 가혹·모독수사 등에 대해 철저하고 객관적인 진상조사를 지시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강금실 법무장관은 “수사에 변호인이 입회했고, 식사도 변호인과 했다. 전화번호책 같은 것으로 내려친 일은 듣지 못했다”며 “함의원이 들은 내용을 밝혀주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대검 중수부도 “정회장에 대한 강압적인 행위는 일절 없었다”며 거듭 부인했다.

〈이기수·조장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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