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론 한계” 커지는 한나라당 개조론

2005.02.01 17:56

“박근혜론 한계”  커지는 한나라당 개조론

하지만 핵심은 하나다. 당과 박근혜 대표가 바뀌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당이 강경 보수로 흐르고, 지지율이 정체 또는 하락하는 이유가 기본적으로 박대표에게 있다는 얘기다. 박대표가 경직되고 수구적이 됐다는 지적이기도 하다.

소장파인 남경필 의원은 직설적이다. 그는 1일 “당원들의 요구를 대표가 받아들이면 비전과 희망의 지도자가 되고, 반대라면 다른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남의원은 “대권후보를 널리 구해야 한다”는 ‘문호 개방론’을 펼치기도 했다. 재집권 가능성이 없으면 박대표를 버릴 수 있다는 얘기로, 이런 인식은 당내에 꽤 퍼져 있다.

경북 포항이 지역구인 이병석 의원은 세 가지 질문을 던졌다. “한나라당은 시대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 정권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지금 한나라당은 무엇을 하여야 하는가”. 이의원은 물음과 함께 원내선임부대표 자리를 내놨다.

이처럼 ‘이대로는 당이 망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이념적 지향점이나 해법은 제각각이다. 가깝게는 5월의 원내대표 경선과 멀게는 내년의 지방선거, 후년의 대선 후보 경선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있다.

남경필, 원희룡 의원 등이 주축인 ‘새정치수요모임’은 국가보안법 등 ‘3대 법안’의 당론을 좀더 왼쪽으로 옮기고, 당도 개혁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반면 이방호, 김용갑 의원 등 영남 보수파 중심의 ‘자유포럼’은 보수적 색채를, 노선상 그 사이에 위치한 홍준표, 이재오 의원 등의 ‘국가발전전략연구회’나 맹형규 의원 등의 ‘국민생각’ 등은 ‘합리적 보수’ ‘중도적 실용주의’를 말한다.

논쟁의 중심인 박대표는 아직 아무 말도 않고 있다. 다만 전여옥 대변인은 “3, 4일 열릴 의원연찬회에서 ‘답’을 내놓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 답의 일부는 1일 박세일 정책위의장이 선보였다. 미리 배포한, 연찬회에서 발표할 ‘나라 선진화와 당의 이념’이란 글을 통해 당의 노선으로 ‘혁신적 중도 보수’를 제안했다. 다원주의, 탈규제, 열린 민족주의, 점진적 개혁주의가 골자다.

하지만 벌써부터 당내에서 쓴소리가 들린다. “보수만 하기에는 부담스러우니까 중도를 곁들이고, 여기에 개혁 색깔을 내고자 혁신을 덧붙인 ‘짬뽕 전략’이다. 좋은 것은 다 취하면서 당내 모든 세력을 껴안겠다는 것인데 문제는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과 대안 마련이다.”

때문인지 연찬회에 쏠리는 눈길이 어느 때보다 강렬하다. 박대표의 해법이 시원치 않을 경우 연찬회가 당내 노선 투쟁의 끝이 아닌 시작이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최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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