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무시’ 작전… 한나라 “일절 대응 안해”

2010.12.10 21:50

김무성·안상수 지역구행… 국면 전환용 개헌론도

한나라당이 예산안 날치기에 대한 야권의 투쟁에 대해 ‘무시’ 전략을 쓰고 있다. 당 지도부는 야당의 장외투쟁을 외면하고 지역구에 가거나, 개헌 이슈 등으로 국면 전환을 꾀하려는 양상이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10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 들어서고 있다. | 정지윤 기자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10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 들어서고 있다. | 정지윤 기자

민주당의 장외투쟁이 이틀째 진행된 10일 김무성 원내대표가 금요일마다 주재하는 주요 당직자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김 원내대표는 예산안 강행처리 이후 부산 지역구에 내려갔다. 안상수 대표 역시 이번 주말까지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고 지역구에 머무를 계획이다. 당 지도부가 야당의 장외투쟁에 대해 침묵하고 아예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1970, 80년대식의 장외투쟁은 국민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한다”며 “한나라당은 그에 일절 대응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대신 예산안 강행처리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국회에서의 폭력사태 책임도 야권에 떠넘기는 분위기다.

국회의장의 사회권을 위임받아 의사봉을 쥐었던 한나라당 소속 정의화 부의장은 KBS 라디오에 나와 “이번의 무리는 불가항력적이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고흥길 정책위의장은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폭력사태를 야기한 책임 공방을 따지면 야당 쪽에 당연히 있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청와대 지시에 의해 강행처리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근거 없는 억측이고 궤변”이라며 “과거 10년 동안 김대중·노무현 정권 아래서는 그렇게 했는지 몰라도 적어도 이명박 정권 아래에서는 국회 운영에 대해 청와대 지시를 받는다든가 또 청와대에서 지시할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국회 폭력 사태의 ‘증거’를 찾기에 분주하다. 한나라당 원내행정국은 이날 소속 의원이나 보좌진이 구타당한 사진이나 동영상이 있으면 즉각 보내라고 각 의원실에 공문을 보냈다. 특히 인터넷에 한나라당 김성회 의원이 민주당 강기정 의원을 주먹으로 가격하는 동영상이 퍼지자 강 의원이 먼저 폭력을 행사했다며 배은희 대변인이 나서서 브리핑을 하기도 했다. 나아가 국회 내 폭력 방지를 위한 국회법과 제도 개선에 초점을 맞춰 ‘날치기 문제’를 국회 폭력과 파행의 문제로 전환시키려는 기류도 커지고 있다.

안상수 대표가 이날 내년 초 개헌 논의를 예고한 것도 장외에서 진행되는 야당의 ‘예산 날치기’ 공세에 한발 비켜서서, 연말 정국의 국면을 전환시키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안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예산안 처리에 따른 갈등으로 야당과 냉각기가 필요하다”면서도 “내년 초 야당과 개헌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 한 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구조로는 정부와 여당이 예산 문제를 가지고 싸울 수밖에 없고 결국 정치권이 국민의 외면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당장 달랠 수 있는 카드도 없지만 달랜다고 민주당이 금방 돌아오기도 힘들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야 출구가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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