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예산 3년 동안 1조 넘어

2010.12.11 03:05

정부·여당이 3년째 새해 예산안을 단독처리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 관련된 ‘형님 예산’이 1조원을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09년도 4370억원, 2010년도 4359억원에 이어 내년 예산으로 모두 1790억원의 경북 포항 지역 관련 예산이 편성되면서다.

<b>이상득 의원엔 형광펜, 강만수 위원장엔 밑줄</b> 기획재정부가 국회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 한나라당 의원들이 제기한 사업명과 증액 요구사항을 정리한 자료. 해당 사업별로 이상득 의원과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등 관련 인사들의 이름이 적시되어 있다. |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이상득 의원엔 형광펜, 강만수 위원장엔 밑줄 기획재정부가 국회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 한나라당 의원들이 제기한 사업명과 증액 요구사항을 정리한 자료. 해당 사업별로 이상득 의원과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등 관련 인사들의 이름이 적시되어 있다. |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처음 ‘형님 예산’이 등장한 2009년도 예산의 경우 포항 관련 예산이 포항항만 정비사업 예산 500억원 등 총 4370억원이 편성됐다. 특히 포항항만 정비사업 예산의 경우 여야가 500억원 삭감에 합의했지만, 국회 예산결산특위 계수조정소위의 최종 조정 과정에서 살아나 이후 여야 충돌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울산~포항 고속도로 예산(360억원), 포항~영일 산단진입도로(243억원), 포항~삼척 복선 전철(855억원) 등이 포함되면서 지역구 예산을 전년도 대비 95%나 증액시켰다.

당시 포항·영일지역 고위 공무원 모임인 ‘영포목우회’의 연말 송년모임에서 참석자들은 “이렇게 물 좋은 때에 고향 발전을 못시키면 죄인이 된다”(박승호 포항시장), “어떻게 하는지 몰라도 예산이 쭉쭉 내려온다”(최영만 포항시의회 의장)고 발언해 파장이 일기도 했다.

여야의 대치와 파행 끝에 2009년 마지막날인 12월31일 밤 한나라당이 단독처리한 2010년도 예산에서 포항 관련 예산은 모두 4359억원에 달했다. 특히 여야가 대치하는 와중에도 포항 관련 예산은 당초 정부안보다 110억원가량 늘어나면서 여전한 ‘형님의 힘’을 과시했다. 당시 포항 예산은 영일만항 건설사업 1021억원(30억원 증액), 울산~포항 고속도로 건설 800억원, 동해중부선(포항~삼척) 철도 건설 700억원,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 500억원(20억 증액) 등이 편성됐다.

날치기로 얼룩진 내년도 예산에서도 형님 예산은 정부조차 요청하지도 않은 ‘과메기 산업화 가공단지 사업’ 10억원이 신규로 편성되는 등 당초 정부안에서 1350억원이 증액된 1790억원으로 건재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이유로 증액된 국방예산(1223억원)보다 많은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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