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대통합

새벽 4시40분 “이제 숨 좀 쉬겠다”

2011.06.01 21:29 입력 2011.06.01 21:31 수정

통합의 주역 노회찬·강기갑

1일 새벽 극적으로 매듭된 진보정당 통합은 막판까지 난항의 연속이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대북관 문제 등의 합의문 문구를 제의·역제의하면서 밤새도록 엎치락뒤치락했다.

진보대통합 8자 연석회의의 합의문 도출 시한으로 못박은 지난 31일 민노당과 진보신당의 산통은 아침부터 시작됐다. 오전 9시 마지막 합의문을 조율한 ‘2+2’ 회의에는 민노당에서 이정희 대표와 강기갑 통합추진위원장, 진보신당에선 조승수 대표와 노회찬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추진위원회(새진추)’ 위원장이 참석했다. 배석자 없이 비공개로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양당이나 8자 연석회의 참여 단체들에서는 긴장감이 고조됐다. 민노당은 오후 의원총회를, 진보신당은 당대표단회의를 열어 회의 결과를 간략히 알렸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도 구체적인 회의 내용과 각자의 마지막 협상 카드를 숨기며 보안에 신경썼다.

그 후 끝을 알 수 없는 ‘마라톤’ 연석회의가 서울 정동 민주노총 13층 회의실에서 시작됐다. 문구 단어 하나를 놓고 맞서던 회의는 패권·분파주의 극복에 대한 당 운영방안과 대선·총선 기본 방침의 이견을 좁혔고, 통합정당의 대북관이 마지막 걸림돌로 남았다. 진보신당이 한발짝 양보해 중재안을 내면 민노당이 반대했고, 중재안이 나올 때마다 양당 입장이 엇갈리는 진통이 밤늦게까지 되풀이됐다. 북한의 3대 세습을 비판적으로 보는 진보신당과 “3대 세습 반대를 강요하는 것은 이분법적 시각”(이정희 대표)이라는 민노당 주류의 견해차가 팽팽했던 것이다.

자정 무렵, 한때 시민사회단체의 새 중재안이 나와 의견 절충이 시작될 즈음 조승수 대표가 민주노총 회의실(13층)과 노회찬 위원장이 있던 방(15층)을 비상계단으로 뛰어다니는 긴박한 모습이 연출됐다.

이 과정에서 강기갑 위원장과 노회찬 위원장은 연석회의 중간에도 수차례 양당 대표와 ‘2+2 회담’을 해 문구 수정 작업에 지원사격을 했다.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단체도 “오늘은 끝장을 보자”며 진득하게 연석회의 자리를 지켜 산파 역할을 했다.

결국 밤을 꼬박 새우고 1일 새벽 4시40분쯤 난산이 이뤄졌다. 여기저기서 양당 관계자들의 한숨이 흘러나왔고, “이제야 숨 좀 쉬겠다”며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양당 대표는 곧바로 국회로 자리를 옮겨 오전에 기자회견을 열고 최종 합의안을 발표했다. 이 대표는 “전체가 진통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그만큼 기쁨은 크다”면서 웃어보였다. 조 대표도 “어려움은 많았지만 서로 함께 양보하고 중재안을 수용해 결국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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