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이틀째 계속… 여야 ‘검역중단 결의안’ 본회의 상정 안 해

2012.05.03 22:01 입력 2012.05.04 00:56 수정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과 재협상을 요구하는 두 번째 촛불집회가 3일 오후 7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렸다. 광우병위험감시국민행동과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가 주축이 된 이날 집회에는 1000여명(경찰 추산 400명)이 참석했다.

전날 집회보다 참석자는 적었지만 정부의 미온적 대처를 비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여전했다. 시민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라. 국민건강 검역주권 포기하는 이명박 정부 규탄한다. 미친 수입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b>예비엄마의 시위</b> 소비자협동조합 아이쿱(iCOOP) 조합원 주윤경씨(36)가 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여해 만삭의 몸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과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예비엄마의 시위 소비자협동조합 아이쿱(iCOOP) 조합원 주윤경씨(36)가 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여해 만삭의 몸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과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이틀째 집회에 참석했다는 회사원 양재성씨(50)는 “2008년 밀실협상으로 실망을 안겨준 정부가 이번에는 광우병 소 발견 시 수입을 즉각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어기며 국민을 기만했다”고 말했다.

중고생들도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데 거들었다. 최강산군(14)은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됐는데 수입을 계속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주변에 경찰들이 너무 많아서 무섭긴 하지만 역사의 현장에 서 있다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괜찮다”고 말했다.

자신을 ‘왈왈이’라고 소개한 한 여고생은 자유발언에서 “학교에서 급식을 하고 있는데 많이 걱정된다. 미국산을 한국산으로 속여서 파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그러다 광우병 걸리면 진짜 억울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24개 중대 1080명의 경비병력을 배치했으나 집회 참가자들과 충돌은 없었다.

광우병 불안이 확산되고 있지만 국회의 일처리는 불안감을 더 키웠다.

여야가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에서 처리한 ‘미국산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에 대한 검역중단 촉구 결의안’이 2일 18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민생법안 60여건이 통과됐지만 미국산 쇠고기 검역중단 촉구 결의안은 처리 안건에도 오르지 않았다. 여야 간 협의 과정에서 상임위 차원의 결의안만 채택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원래 여야 원내대표 간 상임위 결의만 하기로 한 것”이라며 “본회의 안건 협상대상에 아예 없었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노영민 원내수석 부대표는 “지난 1일 국회 농식품위를 앞두고 새누리당이 본회의 상정은 부담을 느끼니 상임위 결의안으로 하자고 했다”며 “상임위 결의안 자체도 정치적 의미가 커서 받아준 것”이라고 밝혔다.

여야가 농식품위에서 만장일치로 채택한 결의안에는 “국회는 미국에서 소해면상뇌증(광우병)이 추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고 확인되는 등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안전성이 확보될 때까지 검역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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