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 정책’ 국민요구 커지는데… 민주당은 중도 회귀로

2013.02.01 21:52 입력 2013.02.02 00:05 수정
보령 | 심혜리·구교형 기자

대선 패인 진단 첫 워크숍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후 대선 패배 원인을 진단하고 당 진로를 모색하기 위해 열린 첫 워크숍에서 “당의 노선을 중도로 선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당 내부에서조차 ‘우클릭’은 전형적인 선거 포퓰리즘으로 이 같은 중도화 전략이 되레 당의 정체성을 훼손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b>묵념하는 민주당</b>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박기춘 원내대표(오른쪽에서 3번째부터)가 1일 충남 대천 한화리조트에서 열린 워크숍에 참석, 국민의례 도중 상임고문·의원들과 함께 묵념을 하고 있다. |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묵념하는 민주당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박기춘 원내대표(오른쪽에서 3번째부터)가 1일 충남 대천 한화리조트에서 열린 워크숍에 참석, 국민의례 도중 상임고문·의원들과 함께 묵념을 하고 있다. |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 김성곤 “진보보다 중도 보완해야”
정대철 “중도 우파까지도 포용을”
우클릭은 당 정체성 훼손 반론

▲ 장하나 “무조건적 중도는 위험”
친노 책임론 쓴소리도 쏟아져

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 준비위원장인 김성곤 의원은 1일 충남 보령 대천한화리조트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진보보다 중도·중원을 보완해야 한다”면서 “향후 중도세력을 대변할 안철수 세력을 당내에 흡수하기 위해 균형 있는 강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 전당대회 혁신의 과제’라는 발제문에서 “2011년 노총·시민사회단체 등과 통합하면서 ‘노동자 대투쟁’과 ‘촛불민심’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진보노선을 택하게 됐다”며 “지난 4·11 총선 성적은 그런 노선 변화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호남과 충청 유권자들이 민주당의 ‘좌클릭’으로 특히 대북·안보적 차원에서 다른 진보정당들과 별 차이가 없음을 상당히 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민희 의원은 “중도개혁 정당으로 가는 것이 새가 좌우의 양 날개로 나는 운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대선에선 오른쪽 날개를 애당초 자르고 시작해서 졌다”고 말했다.

정대철 상임고문은 “어제 전직 의원 모임인 민주헌정포럼에서 민주당이 사는 길에 대해 토론했다”며 “종북세력과는 선을 그어야 하고, 중도우파까지 아우를 수 있도록 이념적 스펙트럼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 패배 후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우클릭’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장하나 의원은 “선거 승리도 좋지만 여기서 이기기 위해 무조건 중도로 가자는 것은 위험한 결정”이라며 “그때그때 성향이 달라지는 중간층을 위해 민주당이 중도로 선회하자는 것은 옳은 고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오히려 확실한 비전을 제시해 중도층을 견인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정동영 상임고문은 “좌우가 아니라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선평가위 간사를 맡고 있는 김재홍 경기대 교수는 “민주당의 이념과 정책의 중도노선화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며 “이념 정책으로서 중도노선과 득표 전략인 중원 전략을 혼동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 정치학계의 지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박근혜 당선인이 흡수한 경제민주화와 복지에 대한 공감대 형성처럼 진보적 정책에 대한 국민적 요구는 더 강해지고 있다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의 ‘우클릭’은 “방향 착오”라는 비판도 있다.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전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 대한 비판과 문재인 전 후보로 대표되는 친노무현 세력에 책임을 묻는 쓴소리도 쏟아졌다. 이석현 의원은 “선거 종반 너무 단일화에 몰입해 마치 이벤트인 것처럼 됐다”며 “국민들 마음속에 파고들어 무엇이 아프고 어려운 것인가를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동섭 지역위원장(서울 노원병)은 “지난 총선에서 한명숙 전 대표는 계파 공천을 했다”며 “비례대표(의원직)에서 사퇴하고 국민에게 사죄하라”고 밝혔다. 문재인 전 후보에 대해서는 “후보 개인은 훌륭한 분이시지만 지역구 의원에선 사퇴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상진 대선평가위원장은 “안 전 후보가 ‘저의 (선거) 활동을 훼손하고 뒤집으려는 시도가 있을 것’이라며 ‘엄정하고 객관적으로 (대선을) 평가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날 민주당은 당무위원회를 열고 비대위에 당헌·당규 개정을 위임했다. 이로써 임기 2년의 새로운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오는 5월 중순쯤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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