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제자도 조율자도 아닌 ‘그림자’ 황우여

2013.09.17 19:12 입력 2013.09.17 20:53 수정

청·야 대결 속 무기력 여당 대표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만남은 3자회담이었지만 여당인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66)의 존재감은 없었다. 집권 여당 대표로서 청와대에 할 말을 하는 견제자도, 야당 대표와 조율하는 완충자도 아니었다. 그저 ‘그림자’처럼 있는 듯 없는 듯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황 대표는 16일 국회 사랑재에서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 8자회담과 3자회담에 모두 참석했다.

그러나 회담 직후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노웅래 당 대표 비서실장이 가진 브리핑에서 ‘3분의 1’인 황 대표는 단 한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새누리당 여상규 당 대표 비서실장의 브리핑에는 딱 세 번 등장했다. 박 대통령과 김 대표가 국가정보원 개혁으로 논쟁을 벌이자 “정보위를 개설하자”고 밝혔고, 김 대표의 7대 요구 사항에 대해 “이제 정부와 여당에 선물을 줘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 김 대표에게 “곧 대정부질문이 있고 국정감사가 이뤄져야 하는데 야당에 더 필요한 게 아닌가”라고 한 게 전부였다.

여 실장은 ‘황 대표의 역할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세 분 중에 가장 말씀이 적었던 건 사실이다. 법률 문제가 많았기 때문에 전문가적 관점에서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여당 대표로서 박 대통령에게 어떠한 조언이나 요구도 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논쟁에서 조율자나 완충자로서 역할도 하지 못했다. 박 대통령의 반박에 “전문가적 관점에서” 추임새를 넣어 주는 역할만 했다. 사실상 그 자리에 없었던 셈이다.

앞서 3자회담 추진 과정에서도 황 대표는 ‘열외자’였다. 황 대표는 야당과의 협상을 주도하지 못했고 청와대와 기초적인 조율도 하지 못했다. 오히려 최경환 원내대표와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가 청와대와 보조를 맞추는 정도였다. 당 핵심 당직자는 “황 대표는 어떠한 역할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청와대 기류는 물론 중요 일정조차 공지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당직자는 “없는 것처럼 있는 게 생존 방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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