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박 대통령 스스로 벼랑 끝으로 가고 있다”

2013.09.17 19:12 입력 2013.09.17 20:57 수정

천막당사로 돌아간 민주당 대표 긴급 인터뷰

민주당 김한길 대표(60)는 17일 전날 ‘국회 3자회담’이 무위로 끝난 데 대해 “정말 걱정이 크다.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벼랑 끝으로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민주당은 원내·외 병행투쟁 기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환갑을 맞았다. 부인 최명길씨는 미역국과 갈비찜을 들고 천막당사를 찾았다. 장기 노숙투쟁을 예고하듯 한 당직자는 두꺼운 방한모를 선물했다. 김 대표는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마친 뒤 서울역에서 추석 귀성객들을 상대로 홍보전을 벌였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17일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전날 ‘3자회담’ 결렬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 박민규 기자 parkyu@kyunghyang.com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17일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전날 ‘3자회담’ 결렬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 박민규 기자 parkyu@kyunghyang.com

▲ “작은 글씨로 새까맣게 할 말 미리 적어왔더라
문제 의식이 안보였다
취임 7개월 민생 어떤가 대통령 말할 자격 없어”

- 박 대통령이 오늘 국무회의에서 “야당이 장외투쟁을 고집하면 국민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했는데.

“박 대통령의 불통정치가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민주당은 원내·외 병행투쟁 중이고 한번도 국회를 외면한 적 없다. 전면 장외투쟁으로 민생을 외면한 건 야당 대표 시절 박 대통령 아닌가. 박 대통령은 민생을 말할 자격이 없다. 입술로 민생을 말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 3자회담을 마치고 첫 마디가 “정답이 하나도 없었다”고 했다. 회담을 총평한다면.

“어제 천막으로 돌아와 밤새 뒤척이며 많이 생각했다. 박 대통령이 스스로 벼랑 끝으로 가는 것 같다. 차 소리가 시끄러웠지만 국민의 한숨소리가 들렸다.”

- 3자회담에서 박 대통령과 가장 이견이 컸던 쟁점은.

“국가정보원 문제였다. 국정원 대선개입에 사과를 요구했지만 박 대통령은 단호했다. 얼마 전 아버지(김철 전 사회당 당수)의 긴급조치 위반 혐의가 37년 만에 무죄가 나며 아무 잘못 없는 판사가 사법부 일원으로 사과한 일을 꺼내며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사과해야 하지 않느냐고 거듭 물었다. 박 대통령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환갑 맞은 김 대표 17일 환갑을 맞은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천막당사를 찾아온 부인 최명길씨(탤런트)와 함께 축하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환갑 맞은 김 대표 17일 환갑을 맞은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천막당사를 찾아온 부인 최명길씨(탤런트)와 함께 축하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문제는 어떻게 다뤄졌나.

“지난 15일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박 대통령에게 전했다. ‘법무부 장관 독자 행위다’라는 응답이 17%였던 반면 ‘청와대 의사’라는 응답은 51%였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의 진상을 밝혀야 할 책임자를 몰아낸 것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정상적인 업무’라고 답했다. 내가 ‘정상적 절차라면 검찰이 왜 반발하고 사의까지 표명하느냐’고 재차 물었더니 아무 말도 없었다. 청와대 배후설을 제기한 언론 보도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내가 ‘대통령이 모를 수도 있지 않으냐’ 했더니 ‘그런 일 없다’고 부인했다.”

- 박 대통령이 제안한 것은 없었나.

“없었다. 박 대통령은 잠깐 답하거나 아니면 묵묵부답이었다. 박 대통령은 뭔가 새까맣게 적혀 있는 노트를 들고 왔다. 무슨 말을 할지 미리 정리해온 것 같았다. ‘만나줬다’는 것에 만족하는 것 같았다. 쟁점마다 문제의식이 없어 보였다.”

- 박 대통령의 완강한 입장을 예상 못했나.

“대강은 예상했다. 내가 3자회담을 수용하겠다고 한 뒤 몇 시간 있다가 채동욱 검찰총장을 사퇴로 몰고 갔다. 회담에 대한 분명한 암시였다. 그래서 3자회담에 불참하는 방안도 고민했다. 그러나 할 말을 분명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수용했다.”

- 추석은 천막당사에서 보내나.

“차례만 지내고 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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