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타협은 없다’ 지침… 새누리 ‘민주당 공격’ 일렬종대

2013.09.17 19:25 입력 2013.09.17 21:38 수정

3자회담 후폭풍

여당 “국민 볼모…민주주의 과잉 걱정” 성토

민주당 “추석 밥상엔 ‘불통령’ 단어 오를 것”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정국은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새누리당은 17일 일제히 “민주주의 과잉”이라며 민주당을 몰아붙였다. 박 대통령이 3자회담에서 ‘야당과의 타협은 없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자 여당은 일렬종대로 집합하는 모양새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주의 위기 운운하면서 국회를 버리고 장외로 가겠다는 그 말에 과연 어느 국민이 동의하겠는가”라며 “오히려 민주주의 과잉을 걱정하는 국민들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국민과 민생을 볼모로 하는 볼모정치, 길거리에 나가는 거리정치에 대해 국민들의 냉엄한, 또 차가운 비판의 대상이 될(수도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경고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3자회담에서 사실상 ‘대결 정치’를 선언하자 여당은 이를 뒷받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민감한 주제에 침묵하다가 박 대통령과 이정현 홍보수석의 입장이 나오면 이튿날 ‘동어반복’ 하는 행태를 되풀이하는 것이다.

당 지도부는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 자식’ 의혹이 조선일보에 처음 보도되자 “예의주시한다”면서 공개적인 언급을 꺼렸다. 그러다 열흘이 지난 15일 이정현 수석이 “진실 규명이 우선이고 공직자 윤리 문제”라고 밝히자 이튿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황우여 대표, 최경환 원내대표, 정우택 최고위원 등이 일제히 같은 발언을 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추석 귀성객들에게 배포한 당 홍보물에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사진을 싣고 “한길 오빠, 노숙하고 사진 찍고 가실게요~”라는 제목을 달았다. 사진 밑에는 한 누리꾼의 발언이라며 “호화로운 이불, 침대, 노트북, 전깃불까지 다 있네. 이게 노숙이냐? 캠핑이지!”라고 썼다.

민주당 김관영 대변인은 “제1야당의 대표를 이렇게 저열하고, 비열한 방법으로 희화화할 수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이게 새누리당이 민주당에 보내는 추석 선물인가. 아니면 오늘 환갑을 맞이한 김한길 대표에게 보내는 환갑 선물인가”라고 반문했다.

민주당에서는 모든 난국의 원인이 박 대통령에게 있다며 오만과 불통을 맹비판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추석 밥상에 ‘불통령’이라는 단어가 오를 것 같다. 국민의 소리는 안 듣고 하고 싶은 말만 하는 대통령 때문”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긴급조치’ 세대 국회의원들은 성명서를 내고 “유신과 권위주의 시대의 부활, 음습한 정보정치와 공작정치의 환생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박영선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께 드리는 글’이라는 공개 서한을 통해 “박 대통령은 공작정치의 치명적 유혹에서 벗어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대표적 유화론자인 김영환 의원도 “공안 참모들의 장막에 대통령이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박 대통령을 ‘벽창호’에 비유했다.

여야 대치가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정기국회 정상화는 당분간 어렵게 됐다. 민주당에서는 전면적 장외투쟁이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지배적이다. 전년도 결산심사는 물론 국정감사 개최도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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