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 이끄는 무서운 대통령” 회고록서 결기 세운 문재인

2013.12.01 22:00

안철수는 몸집 불리기… 야권 주도권 잡기 ‘3각 경쟁’

야권이 출렁거리고 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 공식화 선언에 이어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대권 재도전 의지를 밝히면서다. 지난 대선 패배 후 숨죽이던 친노무현(친노) 세력이 문 의원을 필두로 정치 전면에 나서면서 야권 주도권을 잡으려는 3각 경쟁에 불이 붙는 모습이다.

■ 책과 영화로 부활 노리는 ‘친노’

문 의원은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2017년에 기회가 오면 회피하지 않겠다”며 대권 재도전 의사를 시사한 데 이어 오는 9일 출간 예정인 책 <1219 끝이 시작이다>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을 정면 비판했다.

문 의원은 1일 보도자료 형태로 공개한 발췌본에서 “박 대통령은 공안정치를 이끄는 무서운 대통령이 됐다. 편가르기와 정치보복이 횡행한다. 정치에서 품격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어 “박 대통령은 대통령이 된 지금은 전혀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실패를 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난 대선 패인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평소 실력 부족이었다. 거기에 국가정보원의 대선 공작과 경찰의 수사결과 조작 발표 등의 관권개입이 더해졌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평소에 놀다가 벼락치기 준비로 시험을 치렀는데, 그때 벼락치기로 준비했던 일들을 5년 내내 해야 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일련의 흐름을 친노 세력이 본격적인 정치행보에 나서는 신호로 보는 시각이 많다. 앞서 문 의원은 지난달 28일 당 가톨릭신도회 의원들이 연 ‘시국미사’에 참석해 “종북몰이에 분노를 느낀다”며 여권과 각을 세웠다. 문 의원은 오는 14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북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대국민 접촉면도 넓힐 예정이다.

대선 1년을 맞는 19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권변호사 시절을 다룬 영화 <변호인>가 개봉한다. 문 의원이 본격적인 정치활동 재개를 선언한 가운데 ‘친노’ 정서를 자극하는 책과 영화의 흥행을 통해 친노 진영이 재부상을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야권에선 안 의원의 신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최근 대여 투쟁에서 ‘비노(非盧)’ 중심 당 지도부의 무기력한 모습이 부각되는 과정에서 나왔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대안세력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친노가 조기에 정치적 기반을 확고히 하겠다는 포석으로도 풀이하고 있다.

■ 인재 영입 애쓰는 안철수

안 의원 측은 1일 문 의원의 차기 대권 도전 의사에 대해 “그건 그분의 이야기다. 지금 어떻게 하자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문 의원과 대권 경쟁 구도로 비치는 것을 내켜하지 않는 기색이다.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만큼 인재 영입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독자 정치세력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지방선거에서 파괴력을 입증하기 위해선 참신하고 중량감 있는 인재 영입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이번주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추진위원장 등 인선을 공개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인재 영입의 성과는 뚜렷이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에 이어 최근 경제 자문을 맡았던 전성인 홍익대 교수도 떠나면서 안 의원 측 고민은 깊어가는 모습이다. 안 의원 측 합류인사로 거론되던 민주당 장세환 전 의원은 이날 “신당에 합류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신당이 민주당보다 2배 앞선 20%대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기존 정당에 대한 실망에 따른 반사적 성격이라는 평가도 극복해야 할 한계다.

■ 곤혹스러운 민주당

대여 투쟁에 배수진을 친 민주당으로선 문 의원의 거침없는 행보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단독처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지도부 책임론으로 뒤숭숭한 가운데 허를 찔렸기 때문이다. 김한길 대표가 “대표직을 걸겠다”고 밝히면서 전열을 가다듬는 과정에서 대여 전선이 흐트러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 핵심 관계자는 “솔직히 친노 때문에 지금 당이 흔들리고 있는 측면도 있다”며 “회의록 실종 논란 등으로 당이 어려울 때는 모른 체하더니 이제 당이 단합해야 할 때 혼란을 부추기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불편한 심기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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