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으로 ‘추락’한 ‘선명 진보’ 차세대 진보정치 리더 김종철

2021.01.25 10:40

김종철 대표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223호에서 열린 정의당 대표단 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에 앞서 잠시 목을 축이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김종철 대표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223호에서 열린 정의당 대표단 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에 앞서 잠시 목을 축이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선명한 진보’를 내세우며 지난해 정의당의 신임 당대표로 선출됐던 김종철 전 대표(51)가 성추행을 저지르며 한 순간에 ‘추락’했다. 하지만 그의 추락은 더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의당 등 진보세력 전체의 도덕성과 향후 보궐선거를 비롯해 내년 차기 대선에까지 악영향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김 전 대표의 정치 인생은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권영길 전 국민승리21 대표 비서로 정계에 입문한 김 전 대표는 고 노회찬 전 원내대표·윤소하 전 원내대표 비서실장, 선임대변인으로 활동해왔다.

하지만 김 전 대표에게는 선거 운이 없었다. 2002년 이후 치러진 7차례 전국 단위 선거에서 모두 패했다. 국회의원, 서울시장, 구청장 등 도전할 때마다 약한 당세와 당내 기반을 넘지 못했다.

그런 면에서 지난해 10월 9일 그의 ‘당 대표직 당선’은 김 전 대표 스스로도 의미가 있었지만 진보세력 전체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진보정치의 원칙과 가치를 중시하는 김 전 대표 특유의 꾸준함이 이룬 성과였지만, 더 크게 보면 진보정당에게는 새로운 희망을 갖게 하는 일대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노회찬·심상정의 시대를 넘어 ‘3세대 진보정당’을 이끌어갈 ‘젊은 리더’의 등장에 진보세력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김 전 대표의 당대표 행보도 거침 없었다. ‘민주당 2중대 비판’도 돌파하며 중대재해법 국회 입법 정국에서 유가족들과 단식 농성을 함께 하며 원외 당대표의 한계를 메우려고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정말 잘 해주기를 바란다”던 당원들의 목소리는 한 순간에 무너졌다.

정의당 관계자들의 충격은 컸다. 한 관계자는 “말을 할 수가 없다”며 “본인이 잘못을 인정한 만큼 당 차원의 엄중한 처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누구보다 깨끗하고 진정성 있던 김 전 대표의 추락은 진보정치 전체에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며 “향후 선거에서 우리가 유권자들 볼 낯이 있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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