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25일 국회에서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을 촉구하는 ‘끝장 농성’에 돌입했다. 지난해 12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 앞에서 농성을 벌인 지 약 1년 만이다. 정의당은 차별금지법 제정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인권을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심상정 대선 후보는 이날 국회 본관 앞에서 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 10위 경제선진국이지만 차별과 혐오로 매일매일 혹한의 삶을 사는 시민들을 위해서 정의당은 끝까지 투쟁하겠다”면서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는 그날까지 이 자리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겠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대한민국에 차별금지법이 제안된 지 14년이 됐는데도, 국회는 차별금지법을 사회적 합의라는 명분을 앞세워 뭉개려고 하고 있다”면서 “참으로 가증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절대 다수가 염원하는 차별금지법을 배신하는 정치 세력은 내년 대선에서 똑같이 참혹한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며 “차별에 편승해서 권력을 잡아보고자 하는 이재명 후보, 윤석열 후보와 다를 바 없다”고 했다.

여영국 총괄상임선대위원장도 “이재명 후보는 큰절까지 하면서 지난날을 반성한다고 했지만, 인권의 기본선을 외면한 채 무엇을 반성하고 새로워지겠다는 것인가”라며 “차별금지법을 발의했던 노무현을 지우고,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반성과 성찰조차 뭉갤 것인지 이 후보와 이재명의 민주당에 강력히 묻는다”고 말했다.

심 후보를 비롯한 정의당 의원들은 기자회견 직후 ‘4년을 기다렸다. 더이상 속지 않는다’, ‘사기 치지 마라. 지금 당장 제정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목에 차고 농성에 들어갔다. 정호진 대변인은 “적어도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9일까지는 농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의당은 지난해 12월3일 국회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농성에 돌입해 지난 1월8일 법안의 본회의 통과를 이끌어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