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첫날 행보
현충원 참배 때 방명록에
‘통합과 번영의 나라’
기자회견·선대위 해단식
이재명·심상정과 통화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당선 첫날인 10일 오전부터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문재인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현충원을 참배했다. 대국민 당선 인사 일정도 소화했다.
윤 당선자는 이날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오전 9시10분부터 문 대통령과 5분가량 통화했다. 당선자 신분으로 소화한 사실상 첫 공식 일정이었다. 앞서 윤 당선자는 당선이 확실시된 이날 오전 4시30분쯤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대국민 감사 인사를 했다.
윤 당선자는 오전 10시 바이든 대통령과 20분간 통화했다. 윤 당선자가 한반도 주변 4강(미·중·러·일)을 포함한 외국 정상과 통화한 것은 당선 후 미국이 처음이다. 이후 오전 10시25분쯤 청와대 경호실 에스코트를 받으며 자택을 나섰다.
윤 당선자의 첫 외부 일정은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참배였다. 그는 오전 10시30분쯤 이준석 대표 등 당 지도부와 함께 현충원에 도착했다. 당초 현충원 참배 일정은 오전 10시로 예정됐으나,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로 늦춰졌다. 윤 당선자는 현충탑에 헌화하고 분향했다. 방명록에는 ‘위대한 국민과 함께 통합과 번영의 나라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윤 당선자는 이어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대국민 당선 인사 기자회견을 열었다. 분홍색 넥타이를 맨 윤 당선자는 “목소리가 쉬어서 양해 부탁드린다”며 2500자 분량의 당선 인사를 읽었다. 기자회견 중간 목이 마른 듯 말을 멈춘 채 물을 따라 마셨다. 그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로 세워 위기를 극복하고 통합과 번영의 시대를 열겠다”면서 각오를 다졌다. 여소야대 상황을 고려한 듯 “민생을 살리고 국익을 우선하는 정치는 대통령과 여당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면서 “의회와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하겠다”고 말했다. “참모 뒤에 숨지 않고 정부의 잘못은 솔직하게 고백하겠다”고도 했다.
윤 당선자는 기자들이 ‘호남 득표율이 낮게 나왔는데 지역 통합 방책이 있는지’를 묻자 “모든 지역이 공정하게 균형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답했다. 인수위원장 등 인선과 관련해서는 “글쎄, 아직 인수위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면서 미소를 보였다.
윤 당선자는 국민의힘 당사로 이동해 낮 12시부터 30분간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을 접견했다. 유 실장이 “취임 전 대통령과 당선인이 긴히 협의할 일이 있으면, 청와대는 이 정무수석과 연락해 핫라인처럼 해주시면 된다”고 말을 건네자 윤 당선자는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과 이 수석이 계속 통화하시면 되겠다”고 답했다. 당선 후 인사와 관련해 내놓은 첫 발언이었다.
윤 당선자는 오후 1시쯤 대선 경쟁자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각각 통화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배우자인 권양숙 여사와도 전화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 후보는 윤 당선자에게 “성공한 대통령 되길 바란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여사는 정오쯤 당선 축하의 뜻을 담은 난을 보냈다고 한다.
윤 당선자는 오후 2시 국회도서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대본부 해단식에 참석했다. 윤 당선자는 “우리가 다른 누구보다 국민에게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더 결속하고, 약한 부분을 보완해 국민의 더 많은 사랑을 받는 당이 되도록 다 함께 노력하자”고 각오를 다졌다.
윤 당선자는 오후 3시30분 박병석 국회의장을 찾아 “국회 일과 행정부 일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늘 국정의 중심에 의회가 있다는 생각으로 늘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윤 당선자는 국회의장 예방을 끝으로 첫날 공식 일정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