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한 최고위원들까지 모아 의결…국민의힘 ‘비대위’ 속도전

2022.08.02 21:19 입력 2022.08.02 23:26 수정

최고위, 친이준석계 불참 속 정족수 4명 채워 30분 만에 속결

윤 대통령 복귀 전 매듭 포석…전국위 의결은 내주에나 가능

당내선 “위장 사퇴쇼” “분열로 가는 길” 절차 하자 비난 봇물

<b>고민 깊어지는 현 원내대표</b>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가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고민 깊어지는 현 원내대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가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b>비대위 반대 서병수도 “빠른 시간 안에 전국위 개최”</b>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인 서병수 의원(오른쪽)이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도읍 의원과 이야기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비대위 반대 서병수도 “빠른 시간 안에 전국위 개최”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인 서병수 의원(오른쪽)이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도읍 의원과 이야기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로 체제를 전환하기 위한 속도전에 돌입했다. 의원총회에서 비대위 전환으로 총의를 모은 다음날인 2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비대위 전환을 위한 상임전국위원회 및 전국위원회 소집 안건을 의결했다. 이르면 다음주 비대위 체제가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내에선 이준석 대표를 쫓아내는 형태의 비대위 전환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사퇴 의사를 밝힌 최고위원들이 비대위 전환 의결에 나선 것을 두고 “위장 사퇴쇼” “꼼수”라고 절차적 정당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최고위에선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배현진·윤영석 최고위원,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의결에 참여했다. 현 최고위원 7명 중 4명이 참석해 정족수를 채웠다고 판단했다. 비대위 전환에 반대하는 친이준석계 김용태·정미경 최고위원은 불참했다. 현 지도부의 마지막 최고위는 비공개로 비대위 전환 의결만 하고 30분 만에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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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60여명으로 구성된 상임전국위에서 당이 비대위로 전환할 비상상황임을 확인받고, 수백명이 참여하는 전국위에서 당헌 개정과 비대위원장 의결이 이뤄지게 된다. 국민의힘은 속도전을 통해 이번주 윤석열 대통령 휴가가 끝나기 전에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여름휴가철이고 수백명에게 안건을 알려야 하는 등 준비 기간을 고려할 때 전국위는 다음주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이번주 상임전국위를 열어 비대위 전환의 정당성과 근거를 먼저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권 대행은 4선 이상 중진들과 오찬을 하는 등 본격적으로 비대위원장 물색에 나섰다.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은 비대위원장 추천에 대해 “내가 얘기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조기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비대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엔 비대위 전환 절차에 대한 문제제기가 분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배현진 최고위원 등의 최고위 의결 참여를 겨냥해 “절대반지를 향한 그들의 탐욕은 계속된다”고 비판했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SNS에서 “침묵이 찬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정상적인 절차를 무시한 일방적인 결정을 언론 플레이하는 것도 공정하지 않다”고 밝혔다. 원내지도부가 전날 의총에 모인 89명 중 88명이 비대위 전환에 찬성했다고 했는데, 손을 들고 반대하지 않았지만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도 있었다는 반박이다. 허 수석대변인은 “혼란을 더 조장하는 분열로 가는 길이 아닐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김용태 최고위원은 사퇴 의사를 밝힌 최고의원들이 비대위 전환을 의결한 것을 두고 “최고위원들의 ‘위장 사퇴쇼’를 목도하니 환멸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어떻게든 이 대표를 몰아내려는 데 대한 비판도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SNS에서 “만신창이가 된 지도부는 총사퇴하고 새 원내대표에게 지도부 구성권을 일임해 당대표 거취가 결정될 때까지 비대위를 꾸리는 것이 상식적인 해결책”이라며 “왜 자꾸 꼼수로 돌파하려고 하는지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당까지 혼란으로 밀어넣어서야 되겠나”라고 했다. 서병수 전국위 의장은 KBS 라디오에서 “이 대표에게 명예롭게 당을 위해 퇴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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