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 “역사는 민족혼” 일본 장관과 첫 대면서 일침

2013.07.01 22:18 입력 2013.07.01 22:41 수정
반다르스리브가완 | 이지선 기자

남, 미·일과 양자·3자 회담

북, 중과 접촉 북핵 외교전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상과의 회담에서 “역사는 혼”이라는 역사학자의 말을 인용해 “역사 문제를 조심스럽게 다루지 않으면 한 개인 또는 한 민족의 영혼을 다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마주한 자리에서 한·일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 올바른 역사 성찰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 새 정부 최초로 마주 앉은 한·일

브루나이에서 열리고 있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에 참석 중인 한·일 외교장관은 이날 오후 국제컨벤션센터에서 25분가량 양자회담을 가졌다. 윤 장관은 일본의 역사인식 문제를 도마에 올렸다. 윤 장관은 시급한 해결을 요하는 과거사 현안에 대해 일본 측이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1일 오전 브루나이 반다르스리브가완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가운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상과 악수를 하고 있다.  반다르스리브가완 | AP연합뉴스

윤병세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1일 오전 브루나이 반다르스리브가완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가운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상과 악수를 하고 있다. 반다르스리브가완 | AP연합뉴스

외교장관이 9개월 만에 만난 공개 석상에서 강하게 문제제기를 한 것은 최근 일본의 역사 관련 언행을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역사의 혼’을 언급한 것을 두고 “ ‘혼’이라고 하면 ‘몸’보다 더 중시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그만큼 역사를 중요시한다는 의미의 발언”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외상은 “이미 여러 차례 밝힌 대로 과거 많은 국가, 특히 아시아 여러 나라에 손해와 고통을 주었다는 기존의 인식은 아베 내각도 동일하게 계승해 나갈 것”이라며 “역사인식에 대해 확실한 생각을 갖고 한국과의 신뢰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일본 측의 입장에 대해 최근 상황에서, 외교 수장이 할 수 있는 발언 수위로서는 평가할 만하다고 보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좀 더 일본이 행동으로 보여주도록 시간을 가지고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 북핵 문제 두고 각국 잇따라 회동

한·일 양자회담에 앞서 한·미·일 외교장관은 3자회동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3국 공조가 계속 중요하며 강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3국은 또 무엇보다 북핵 문제 해결에는 한·미·일 이외에 중국의 협조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위해 중국의 협조를 확보하기 위한 3국 공동 전략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

특히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미·중,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한·미·중·일 4국은 북한과 관련한 미래에 비핵화가 포함돼야 한다는 데 완전히 단합돼 있고 완전히 확고하다”며 “중국도 제게 이(북한 비핵화) 정책의 이행과 관련해 매우 확고한 말과 행동을 취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날 북한과 접촉했다. 북한 박의춘 외무상과 만난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회담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도 지역의 중요한 국가 중 하나이므로 이번 회의에 참여해 상호 간 이해를 증진시키고 지역 평화와 안정, 발전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중국 측은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고 변치 않은 입장이며 북한을 비롯한 각국이 이를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6자회담이 필요하고, 중국은 유관국이 각자 행동에 나서고 조건(여건)을 만들어 한반도 문제가 빨리 대화를 통한 해결의 궤도로 다시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반도 비핵화에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면서, 대화를 촉구하는 중국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의 대화 제스처를 활용하고 싶은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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