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우크라이나에 첨단 방공 시스템 지원”···고성능 무기 지원 압박 커질 전망

2022.10.11 14:44 입력 2022.10.11 16:15 수정

우크리라이나인들과 루마니아인들이 10일(현지시간) 루마니아 부카레슈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 공습을 비난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부카레슈티|AP연합뉴스 이미지 크게 보기

우크리라이나인들과 루마니아인들이 10일(현지시간) 루마니아 부카레슈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 공습을 비난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부카레슈티|AP연합뉴스

미국,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은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첨단 방공 시스템을 비롯한 무기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수도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들이 러시아의 공습으로 타격을 받자 우크라이나의 방어 능력을 강화해 주기로 한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10개 지역에 걸쳐 12개 도시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직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등과 잇따라 전화 통화를 하면서 첨단 무기 지원을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 뒤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면서 “현재 방공 시스템이 우리 군사 협력에서 최우선 과제”라고 트위터에 밝혔다. 그는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도 통화했다면서 “우크라이나는 시민과 핵심 인프라 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방공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고성능 방공 시스템을 포함해 우크라이나가 스스로를 방어하는데 필요한 지원을 계속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다만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원을 약속한 고성능 방공 시스템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미국은 지난달 말 이미 첨단 지대공미사일 ‘나삼스’(NASAMS)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나삼스 2기는 2개월 내에 우크라이나에 인도하고, 6기는 1~2년 내에 제공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노르웨이 방산업체가 공동 개발한 나삼스는 최대 사거리가 160㎞인 중거리 방공 시스템으로서 적 항공기와 미사일, 드론 등을 식별해 요격하는 능력을 갖췄다. 나삼스는 미국 백악관과 연방의사당 방어에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들이 공격 목표가 된 만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의 로켓포 공격을 막기 위해 운용 중인 ‘아이언돔’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 C-RAM 방공 시스템을 제공하자는 의견도 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독일과 프랑스 등도 지원 확대를 다짐했다. 크리스티네 람브레히트 독일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에 지원키로 약속한 IRIS-T SLM 방공시스템 4기를 당초 예정됐던 연말보다 앞당겨 제공하기 위해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람브레히트 장관은 성명에서 “키이우와 여러 도시에 대한 미사일 공격은 우크라이나에 방공 시스템을 신속히 제공해야 하는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무기 지원 확대를 약속했다. 프랑스는 트럭 탑재 자주포인 세자르(CAESAR) 18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했으며, 이 무기의 추가 제공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우크라이나가 프랑스군이 운용 중인 SAMP/T 등 방공 시스템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프랑스는 포탄 재고 부족을 우려해 미온적인 입장이라고 전했다. 프랑스는 경제 규모가 작은 에스토니아, 체코 공화국에 비해 우크라이나 지원 규모가 훨씬 적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방공 시스템을 비롯해 사거리가 긴 고성능 무기 지원을 요구하는 우크라이나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11일 긴급 소집된 서방 선진국 모임인 주요 7개국(G7) 화상 정상회의, 12~1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국방장관 회의와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하는 50여개국 회의체인 ‘우크라이나 방위 콘택트 그룹’ 회의에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군사 지원 문제가 주요하게 논의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우크라이나에 대대적인 군사 지원을 제공하면서도 첨단 고성능 무기 제공에 대해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우크라이나군이 첨단 무기를 운용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할 경우 전쟁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무기의 양과 질적 수준이 계속 확대돼 온 것도 사실이다. 특히 미국이 제공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은 우크라이나군의 전력을 강화함으로써 전쟁의 판도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개전 초기 우크라이나의 군사 지원 요청은 전투기와 장거리 미사일에 집중됐지만 현재 우크라이나의 우선순위는 요격 미사일 등 방공용 무기에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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