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귀국 이낙연 “한국, 미국에 할 말은 해야”

2023.05.23 21:21 입력 2023.05.23 21:22 수정

미국 일변도 외교정책 비판

정치권엔 “알 깨는 혁신을”

내달 귀국 이낙연 “한국, 미국에 할 말은 해야”

미국에 머물고 있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사진)가 22일(현지시간) “미국도 할 말을 하는 동맹을 원할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외교 행보를 비판했다. 현재 한·미관계에서 한반도 평화 실현의 당사국이자 반도체 등 경제 분야의 사활적 이익을 지켜야 하는 한국의 입장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한국 정치권을 향해서는 스스로 알을 깨지 못할 경우 ‘외부 충격’이 발생할 것이라며 혁신을 요구했다.

이 전 총리는 조지워싱턴대에서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와 가진 저서 <대한민국 생존전략> 출간기념 대담에서 한·미관계에서 한국의 목소리가 커졌다고 보는지를 묻는 질문에 “지금은 커졌다가 아니라 안 들리지 않는가”라고 반문한 뒤 “미국도 할 말을 하는 동맹을 원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파트너인 동맹국 지도자가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파트너로서의 가치도 커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담 후 특파원들과 만나서도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해 “구성의 모순이라고 해야 할지, 한 부분을 놓고 보면 맞는 것 같은데 다 합치면 이상해진다”며 “정상외교 태도에서 국민들에게 낭패감을 안겨줬다”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도청 의혹에 대해 “(도청이) 잘못됐고 유감스럽다,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는 정도는 표명했어야 국민들이 납득하기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대일 외교와 관련해선 “대통령이 역사 청산 요구가 마치 잘못된 것처럼 국민에게 말하는 것은 큰 혼란을 준다. 앞으로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전 총리는 미·중 갈등 고조가 한국 등에 양자택일을 요구하는 상황으로 치닫지 않아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미국에 한·미 동맹을 ‘열린 동맹’으로 접근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한국이 미국과 첨단기술 협력을 하면서도 대중국 반도체 수출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을 미국이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지금보다 경제적으로 더 취약해진다면 미국에도 동맹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대북 정책과 관련해선 “지금 정부가 이전 정부의 남북관계 결과를 부정하고 백지처럼 여기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지난 1년간 조지워싱턴대 방문연구원으로 체류하다 다음달 독일을 거쳐 귀국하는 이 전 총리는 정치적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이 전 총리는 “정치는 길을 잃고 국민은 마음 둘 곳을 잃은 상태”라며 “정치가 길을 찾고 국민이 어딘가 마음 둘 곳을 갖게 되도록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어디까지인지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것을 하자는 게 제 결심”이라고 했다. 또한 “기존 주요 정당이 과감한 혁신을 하고 알을 깨야만 할 것”이라며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외부의 충격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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