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박원순 초접전… 줄어든 부동층이 변수로

2011.10.12 21:57

서울시장 선거전 공식 돌입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13일 0시를 기해 공식 선거전에 돌입했다. 출발선에 선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48)와 박원순 범야권 단일후보(55)는 치열한 접전 구도다.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은 부동층이 역대 선거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후보 측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나 후보는 이날 0시 동대문 의류시장을, 박 후보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64)와 함께 가락시장을 찾았다.

여론조사상 판세는 박빙이다. 서울신문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이 지난 10일과 11일 유·무선전화 병행조사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나 후보(47.6%)가 박 후보(44.5%)를 3.1%포인트 차로 앞섰다. 오차범위 내 우세지만 나 후보가 박 후보를 앞선 것은 처음이다. 박 후보는 8일 한겨레·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와 4일 동아일보·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선 나 후보에게 각각 6.0%포인트, 5.1%포인트 우세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박원순 범야권 단일후보(오른쪽)가 12일 서울 홍은어린이집을 방문해 유아들을 향해 손 인사를 하고 있다. |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박원순 범야권 단일후보(오른쪽)가 12일 서울 홍은어린이집을 방문해 유아들을 향해 손 인사를 하고 있다. |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부동층이 줄어들면서 선거전의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신문·엠브레인 조사에서 부동층(‘모름·무응답’ 답변층)이 6.2%인 것을 비롯해 한겨레·KSOI 8.4%, 동아일보·코리아리서치 13.9% 등 10% 안팎이다. 과거 광역단체장 선거 직전 부동층이 20%대 정도 됐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부동층이 적다는 것은 유권자들이 이미 누구를 찍을지 판단을 내렸거나, 방향을 갖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여야 지지층이 강하게 응집했다는 것이고 이념적 성향, 세대별로도 지지 후보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1차적으로 박 후보의 등장이 부동층을 줄어들게 한 배경으로 지목된다. 시민후보를 표방한 박 후보가 무당파·중도층을 많이 흡수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KSOI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은 “무당파나 중도층에서 주로 부동층이 형성되는데 이번 선거에선 정치권 대 비정치권 구도가 주목받으면서 유권자들이 지지 후보를 빠르게 선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나경원·박원순 초접전… 줄어든 부동층이 변수로

줄어든 부동층은 선거운동 방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나 후보 측은 박 후보의 병역 문제와 안보관 등을 집중 공략하며 네거티브 선거전에 집중하고 있다. 여권 지지층을 단단히 결집시키는 한편 박 후보를 지지하는 중도층의 균열을 노린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59)가 2007년 대선 이후 4년 만에 선거 지원에 나서는 것도 친박계·보수성향의 부동층 잡기 행보로 분석된다. 박 전 대표는 13일 벤처기업협회 등 구로구 지역 7곳을 방문할 예정이다.

박 후보 측도 선거판의 긴장을 풀지 않고 있다. 무당파가 포함된 지지층은 지지 강도가 옅을 수밖에 없다. 이해찬 전 총리(59)는 지난 11일 박 후보 선대위 발족식에서 “여론조사가 박빙이고 한나라당 결집도가 더 높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숨은 표 논쟁도 시작됐다. 나 후보 측은 지지층의 투표율이 더 높을 것이라고 말한다. 반대로 박 후보 캠프의 우상호 대변인(49)은 “여론조사에 반영돼 있지 않은 야당의 ‘10% 숨은 표’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치러진 재·보선에서 나타나고, 여론조사에 숨어 있는 직장인이나 젊은층의 정권심판론을 염두에 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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