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변화 일관된 혁신’
자사고 등 충격 완화 공감
“직선 서울시교육감으로는 최초로 4년 임기를 끝냈다.” 지난 4월 조희연 당시 서울시교육감은 재선 도전을 선언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제 그는 여기에 ‘재선에 성공한 첫 서울시교육감’이라는 타이틀도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첫 도전에서 그는 진보진영 단일후보이긴 했지만 인지도가 미약한 학자일 뿐이었다. 다만 운이 좋았다. 당시 선거에서 선두를 달리던 고승덕 후보의 딸이 “교육감 자격이 없다”며 아버지를 비판했다. 여기에 같은 해 4월16일 벌어진 세월호 참사의 영향으로 안전보다 입시 결과에만 몰두하는 보수정권의 교육정책에 대한 비판도 확산됐다.
조 후보는 천신만고 끝에 ‘막판 역전극’으로 서울교육의 수장에 올랐다. 교육감으로 지내는 동안 박근혜 정권과 내내 대립해야 했다. 정부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교육청에 넘기면서 격한 갈등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사찰을 당했고, 교육부의 갑작스러운 감사도 받아야 했다. 교육감 임기 4년 중 2년8개월간은 고승덕 전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도 받아야 했다. 2016년 말, 벌금 250만원형의 선고를 유예받아 교육감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측근인 전 비서실장 조모씨가 뇌물 수수혐의로 구속되는 사건도 있었다.
고난이 계속됐던 과거와 달리 재선 가도는 순조로웠다. 이번 선거의 진보 단일화 경선룰은 그에게 불리했다. 4년 전과 달리 여론조사 반영 비율이 10%포인트 줄었고 첫 출마자에게는 득표율의 10%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하지만 그는 받아들였고 여유있게 단일후보가 됐다. 지지율 조사에선 중도 조영달 후보, 보수 박영선 후보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한때 조 후보와 박 후보의 여론조사 평균 지지율이 5%를 넘기지 않아 선관위 주최 TV 토론회에 조 후보가 홀로 나올 뻔하기도 했다. 다만 박 후보가 보수 결집을 시도해 3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으나 조 후보의 재선에 위협이 될 수준은 아니었다.
조 후보는 자신의 방식을 ‘조용한 변화, 일관된 혁신’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2014년 그는 자율형사립고와 외고 등의 일반고 전환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대신 단계적인 변화를 추구했다. 조 후보는 “자사고 폐지를 세게 밀어붙였다면 국민적 의제가 되지 못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까지 공약으로 내걸었다. 조 후보는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와 1994년 참여연대를 조직해 초대 사무처장을 지낸 인연이 있다.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시절엔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후보와 함께 성공회대 NGO대학원을 설립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