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 분당갑 당선 확실
반복됐던 ‘철수정치’ 꼬리표 떼고
원내 입성 성공 ‘여권 중진’ 변신
안 “46번 지원 유세 힘 보태 기뻐”
이준석·윤핵관 뚫고 세 구축 관건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60)가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했다. 안 당선인은 2일 오전 1시50분 현재 득표율 63.74%로 36.25%에 그친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꺾었다. 안 당선인이 3선 고지에 오르면서 당내 안착과 차기 대선 가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분당갑 보선 출마는 안 당선인의 정치적 승부수로 평가됐다. ‘철수정치’ 이미지를 털어내는 한편 차기 대선 주자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일보를 내디뎠다는 평가다.
안 당선인은 당선 확정 후 선거사무소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해주신 분들의 뜨거운 성원에 감사드린다”며 “저도 국민의힘 승리에 힘을 보탠 것을 너무나 기쁘게 생각한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경기, 인천, 서울에서 총 46번의 지원 유세를 하면서 힘을 보탠 것에 대해서 정말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자신의 승리는 물론 국민의힘 수도권 승리에 기여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 당선인은 정계 진출 이후 단일화와 창당·탈당을 반복하며 ‘철수정치’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2011년과 2021년 서울시장 보선, 2012년과 올해 대선에서 단일화하며 중도 이탈했다.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서울시장)에선 각각 3위에 그쳤다.
이번 선거는 안 당선인이 국민의힘 간판을 달고 출마한 첫 선거다. 안 당선인은 지난 3월 대선 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맡고 국민의당·국민의힘 합당을 이뤄냈지만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이번 보선을 통해 원내에 재진입하면서 잠재력이 확인됐다. 여당 중진 의원이란 타이틀도 갖게 됐다. 안 당선인은 앞으로 당권 도전에 이어 대권에 도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갈등의 골이 깊은 이준석 대표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의 견제를 뚫고 당내에서 자신의 세력을 구축할 수 있을지가 당권·대선 도전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 진입 후 외쳐온 양당정치 타파 구호를 접은 만큼 지금까지의 비주류가 아닌 주류로 서야 대권 주자로 도약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인수위원장을 맡았지만 별다른 존재감을 보이지 못한 데 대한 당내 회의론도 극복해야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 등 차기 대선 경쟁자들과의 관계 설정도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