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부산방문 이뤄질까

2002.09.01 18:30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오는 29일 개최되는 부산 아시안게임에 참석할 것이라는 답방설이 외교가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30일 끝난 남북 제2차 경제협력추진위의 전례없는 성과 및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전격 방북(17일) 등 한반도 화해·대화기류는 김위원장의 답방 가능성에 상당한 무게를 싣고 있다.

이번 답방설의 진원지인 일본 등 외교소식통들은 김위원장의 답방을 최근 북한의 경제개혁 움직임과 연결짓고 있다. 경제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선 한반도에 확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하며, 이를 위해선 남북 정상이 만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시안게임때의 답방은 김위원장으로선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한 전문가는 “정치적으로 악용된다는 부담도 적고, 국제행사인 만큼 보수층의 반발도 희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위원장도 스스로 ‘적절한 시기’에 답방한다는 약속을 지키겠다는 뜻을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 이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임기(내년 2월24일)중 답방으로 해석되는데, 정황을 고려할 때 대선(12월29일) 이전인 9월말~10월초라는 시기가 특히 유력하다. 대선 이후에는 대통령 당선자측과 새로운 협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

러시아 소리 방송도 지난달 31일 “낙관적인 분석을 내릴 수 있는 근거가 충분히 마련돼 있다”면서 답방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방송은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2차 회의의 성공적 마무리와 ▲이준 국방장관이 존 볼튼 미 군축담당 국무 차관과의 회담에서 미국측에 대북관계 진전을 호소한 사실이 김위원장의 답방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은 일단 “아는 바 없다”며 극구 부인하고 있다. 김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제신문과의 회견에서 “우리와 직접 구체적인 연락이나 상의는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정세현(丁世鉉) 통일부 장관은 1일 KBS TV 프로 ‘일요진단’에서 “김위원장의 답방문제는 특별한 진전이 없다”면서 “6·15 공동선언에서도 서울 방문을 약속했기 때문에 다른 데(부산)로 가는 것은 안맞는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소식통은 “김위원장이 답방약속을 이행하는 문제와 관련해 굉장히 힘들어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답방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용욱기자 woo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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