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관 “우라늄 농축 중단 요구 거부했다”

2011.08.01 21:05

북·미 뉴욕회담 내용 첫 공개… 기존 입장 고수 재확인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달 28~29일 뉴욕에서 열린 북·미 고위급회담에서 미국이 북한 측에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을 요구했지만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김 부상은 지난달 31일 숙소인 뉴욕 밀레니엄플라자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농축프로그램의 중단을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비핵화는 포괄적으로 토의했다”면서도 “하고픈 사람이 하고픈 대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농축활동 중단을 요구했지만 이는 미국의 생각일 뿐이라는 의미를 담아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 부상은 또 “우라늄 농축은 전력생산을 위한 평화적 목적”이라고 말해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북·미 회담의 논의 내용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앞서 한·미·일은 지난달 23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렸던 3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북한이 우라늄 농축활동을 중단하고 이를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사단이 확인한 이후 6자회담을 개최한다’는 원칙을 공동의 전제조건으로 확정한 바 있다.

한국도 발리 남북 비핵화회담에서 이 조건을 제시했지만 북한의 반응은 긍정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상은 또 1일로 예정된 전미외교협회 초청 세미나는 예전에(천안함 사건 이전) 초청받았던 것이라고 밝히고 “거기서 요청하면 한마디 해야죠”라고 말해 직접 세미나에 참가해 연설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성렬 유엔주재 북한 차석대사도 이날 호텔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미 회담은 계속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또 6자회담으로 가기 전에 다양한 양자회담이 열려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렇겠죠. 다자회담 전에 쌍무적인 만남이 계속 있어야겠죠”라며 6자회담이 열리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임을 인정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 형식을 통해 “조(북)·미 고위급회담에서 관계 개선과 한반도 정세 안정,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한 문제들이 진지하고 건설적인 분위기 속에서 심도 있게 논의됐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이어 “쌍방은 조·미관계를 개선하며 협상을 통해 평화적 방법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해 나가는 것이 각측의 이익에 부합된다고 인정했으며 앞으로 대화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을 속히 재개하고 동시행동의 원칙에서 9·19공동성명을 전면적으로 이행해 나가려는 조선(북한)의 입장은 일관하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과의 공식회담을 끝낸 북한 대표단은 외출과 쇼핑 등을 하면서 개인 시간을 가졌다. 김 부상은 29일 회담 종료 이후 호텔 안에 칩거했으며, 수영과 사우나 등을 즐기며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김 부상은 또 친분이 있는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 등 외부 인사들을 호텔로 초청해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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