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은 신년사

남북 ‘대화의 창’ 열리나

2014.01.01 21:51

대북 비방 등 중단 촉구 속 ‘대화’ 가능성도 내비쳐

관계 진전 안되면 악화 지속… 핵·미국 비난은 피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1일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함에 따라 올해 남북 대화가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대외 분야에선 핵 문제와 북·미관계를 직접 언급하지 않아 상황을 관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제1비서는 남북관계 개선 필요성을 밝혔다. “북남 사이 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를 마련해야 한다”며 “관계 개선을 위해 앞으로도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에 무게를 두면 북한이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김 제1비서가 지난해 신년사에서 출범을 앞둔 박근혜 정부를 겨냥해 “북남 대결상태 해소”를 언급한 것에서 대화 문을 좀 더 열어두는 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조만간 남북 당국 간 대화를 제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한이 민족 대단결 관점에서 남북관계 복원을 희망하고 있는데 인민생활 향상을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아울러 ‘분위기 마련’을 위한 남한의 호응을 촉구했다. 대북 비방·중상, ‘종북 소동’ 중단을 통해 “남조선 당국이 북남관계 개선에로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이 이를 문제 삼아 대남 공세를 강화할 여지도 있는 것이다. 북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이 지난달 25일 박근혜 대통령 대북정책 방향이 “평화·통일을 위한 길인가, 대결·전쟁의 길인가”라고 공개 질문을 한 것도 비슷한 취지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올해 대북정책 원칙으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업그레이드하고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이면 경제개발을 지원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북한이 먼저 변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고수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남북 모두 상대방을 향해 관계 개선의 진정성을 묻고 있는 상황이다. 서로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 남북관계는 악화 상태가 계속될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올해 남북관계를 장밋빛으로만 전망할 수 없다는 관측도 함께 나온다. 통일부는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 마련을 언급했지만 대남 비난도 계속하고 있어 향후 태도 변화 여부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김 제1비서는 대외 분야에선 핵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조선반도에 우리를 겨냥한 핵전쟁의 검은 구름이 떠돌고 있는 조건에서 강력한 자위적 힘으로 자주권과 평화를 수호할 것”이라고 했지만, ‘핵 억제력 강화’ ‘핵실험’ 등 핵을 명시적으로 거론하지 않은 것이다. 미국을 직접적으로 비난하는 표현도 없었다. 북한이 핵 문제 등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먼저 밝히지 않고 미국 태도를 지켜보는 유보적 입장을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양무진 교수는 “북한이 핵문제에 대한 주변국 반응, 특히 미국의 대북정책 방향을 봐가면서 대응 수위를 조절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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