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3일 왕이-케리 회동서 평화협정 다시 거론할 듯

2016.02.23 08:33 입력 2016.02.23 13:29 수정

미국 국무부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워싱턴을 방문해 23일 국무부 청사에서 존 케리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는다고 발표했다.

마크 토너 국무부 부대변인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케리 장관은 이번 회담 기회를 활용해 기후변화, 북한의 계속되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그 외의 다른 상호 우려·관심사항 등 중국과의 양자관계 전반에 걸친 이슈를 다룰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토너 부대변인은 왕이 부장이 22~25일 미국을 방문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양국 외교장관은 23일 오후 2시(현지시간)부터 한시간 가량 회담을 가진 뒤 간단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왕 부장은 수전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 등도 면담할 예정이다.

미·중 양국 장관의 만남은 지난달 27일 베이징 회담 이후 한달도 지나지 않아 이뤄지는 것이어서 매우 이례적이다. 케리 장관은 당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에 중국의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베이징을 방문해 왕 부장과 장시간 회담 후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났다. 그 때 중국은 금수조치에 가까운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에 동참해달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했다.

중국은 대신 지난 17일 왕이 부장이 호주의 줄리 비숍 외무장관을 만난 뒤 기자회견 발언을 통해 한반도 평화협정 논의와 비핵화 논의를 병행해나가자고 제안했다.

왕 부장은 당시 이란 핵문제의 경우 지난 10년간 유엔 안보리 제재를 가하는 동시에 지속적인 대화와 협상을 시도해서 결국 해결했다는 점과 지난 8년간 6자회담이 중단된 채 방치되어 오늘의 사태에 이른 북한 핵문제를 비교하며 제재와 압박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튿날 미국은 국무부 동아태국 대변인 논평을 통해 “비핵화가 미국의 최우선”이라며 이 제안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한국은 지난 18일 조태용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을 워싱턴에 보내 지금은 대화할 때가 아니라는 점을 미국에 강조했고 한·미가 이러한 점에 공감을 이뤘다고 밝힌 바 있다.

케리-왕이의 지난달 회동 이후 미국은 박근혜 정권의 요청으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의 한반도 배치 협의를 시작했으며, 박 정권은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초강수를 두며 중국은 물론 미국에도 대북 강경책을 취해달라고 압박했다. 지난 1월6일 이후 뉴욕에서 50일 가까이 진행 중인 안보리 결의에 대한 논의에서 미·중은 최근 이견을 좁혀가고 있다고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밝힌 바 있다.

한편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임기 마지막 해에 중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마무리짓고 싶어하지만 대선 국면에 중국과 얼굴을 붉혀야 하는 사안들이 많아지고 있다. 북한 문제 이외에도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놓고도 양국은 설전을 주고 받고 있다. 특히 북한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하기보다 동맹국인 한국의 바람대로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어서 미국이 중국과 한국의 양극단 사이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지 주목된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