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

“소형화 핵탄두 실전 배치했다”는 김정은

2016.03.09 22:21 입력 2016.03.09 22:28 수정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핵탄을 경량화하여 탄도로켓에 맞게 표준화·규격화를 실현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핵폭발물 모형과 핵탄두 개념도도 공개했다. 지난 4일 ‘핵탄두 실전 배치’ 주장에 이어 핵능력을 과시하는 발언과 행보를 이어간 것이다.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아직 핵무기를 실전배치할 수준은 아니라고 분석하고 있다.

<b>실물인가 모형인가</b>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운데)가 핵무기 연구부문의 과학자·기술자들을 만나 미사일 탄두에 들어가는 핵폭발물로 추정되는 구형 물체를 앞에 두고 이야기하는 모습을 노동신문이 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실물인가 모형인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운데)가 핵무기 연구부문의 과학자·기술자들을 만나 미사일 탄두에 들어가는 핵폭발물로 추정되는 구형 물체를 앞에 두고 이야기하는 모습을 노동신문이 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핵폭발물 모형과 단면도 공개

노동신문은 9일 “김 제1비서가 핵무기 연구부문의 과학자·기술자들을 만나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제1비서는 “우리 식의 혼합장약구조로서 열핵반응이 순간적으로 급속히 전개될 수 있는 합리적인 구조로 설계제작된 핵탄두가 정말 대단하다”고 격려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자리에는 미사일부대를 지휘·통제하는 김락겸 인민군 전략군사령관(대장), 노동당 중앙위 홍영칠 부부장, 김 제1비서의 여동생 김여정 부부장 등이 동행했다.

노동신문이 공개한 김 제1비서의 시찰 사진 9장도 주목받았다. 핵폭발물 추정 물체와 핵탄두 단면도가 공개됐기 때문이다. 김 제1비서는 지름이 70~80㎝쯤인 은색 구형 물체 앞에서 관계자들에게 지시했다. 이 물체는 미사일 탄두에 장착하는 핵폭발체인 것으로 추정된다. 플루토늄이나 우라늄 등 핵물질을 폭발체로 만들기 위해선 고폭장약으로 균질하게 감싸야 한다. 이 구형 물체는 이처럼 핵물질과 고폭장약을 장착하는 케이스로 보인다.

김 제1비서 배경엔 북한이 개발 중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KN-08이 전시됐다. KN-08은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등장했었다. 김 제1비서 뒤에 세워진 그림판에 나오는 단면도는 KN-08의 탄두 부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한이 미사일에 장착할 정도로 핵폭발물을 소형화·경량화하는 기술을 획득한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날 입장 자료를 통해 “북한이 소형화된 핵탄두와 KN-08 실전 능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사진 속 핵폭발체는 플루토늄탄의 일반적 모습”이라며 “모양이 조잡하고 수준도 낮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개된 물체로만 본다면 플루토늄탄에서 다음 단계인 증폭고폭탄으로 가는 매우 초기 단계의 수준으로 평가된다는 것이다.

■북한의 핵능력 과시 의도는

북한은 이미 “미국이 공격해오면 핵무기로 미국 본토를 타격하겠다”고 공언해 왔기 때문에 핵무기 실전배치 주장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김 제1비서가 직접 이 같은 발언을 했다는 점은 핵능력을 강조해 대외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내부 결속을 위한 메시지로도 볼 수 있다.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에 직면해 주민들 사이에서 생겨날 수 있는 동요를 차단하고 결속시키겠다는 것이다. 김 제1비서가 “당당한 핵보유국이 된 오늘날 우리에게는 강위력한 핵전쟁 억제력에 기초하여 경제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투쟁에서 돌파구를 열어나갈 수 있는 확고한 담보가 마련되었다”고 강조한 것도 그런 맥락으로 보인다.

김동엽 교수는 “대외적인 노림수도 있겠지만 북한 주민들에게 핵능력을 과시하는 사진들을 대대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김정은 통치의 핵심인 병진노선을 합리화하려는 의도가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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