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차 방중과 달라진 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9일 세 번째 중국 방문은 앞선 두 차례의 방중과 여러 측면에서 달랐다. 김 위원장의 방중 행보가 곧바로 공개되는 등 ‘정상 국가’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CCTV는 김 위원장의 전용기가 오전 10시(현지시간) 착륙한 지 3분 뒤에 속보로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알렸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이 19~20일 중국을 방문한다”고 공식 확인했다. CCTV는 김 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회담이 끝난 직후인 이날 오후 메인뉴스에서 정상회담 장면을 내보냈다. 이는 북·중 교류의 관례를 깨는 것으로, 사실상 처음 있는 일이다.
실제 김일성·김정일 때는 물론 김 위원장의 1, 2차 방중 때도 북한으로 돌아간 뒤에야 북·중 양국이 방중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 내용을 보도했던 것과는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김 위원장의 앞선 방중 때는 공항과 도로 통제 등 동향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해지면서 김 위원장의 방중설이 파다하게 퍼졌지만 발표하지 않았다. 방중 기간 김 위원장의 이름과 별명 등은 검색이 금지되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다.
겅 대변인은 방중과 동시에 발표가 이뤄진 데 대해 “중요한 방문이라면 모두 신속히 발표한다”면서 “소식을 발표하는 시간은 매체가 취재하는 구체적인 상황과 스케줄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북·중이 당 대 당 외교가 아니라 정상국가 간 외교 관계를 지향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세계에 이름을 알린 김 위원장이 외교 활동에 자신감이 붙었음을 보여준다는 풀이도 있다.
서우두공항에는 ‘참매1호’와 ‘일류신-76’ 고려항공 수송기, 안토노프(An)-148 고려항공 특별기 등 항공기가 도착했다. 지난 3월 방중 때는 전용열차를 탔지만 지난 5월에 이어 전용기를 이용했다. 언제든 필요한 경우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가서 정상 외교를 할 수 있음을 과시한 것이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중국이 지원한 전용기를 활용했을 때는 관영 매체를 통해 이를 소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베이징에서 움직일 때 중국 측이 지원하는 차량이 아니라, 수송기에 실어온 자신의 전용차를 이용했다. 전용차 측면에는 김 위원장을 상징하는 휘장이 새겨져 있다. 중국과 대등한 국가 대 국가 원수로서 격식을 갖춘 것이다. 김 위원장은 북·미 정상회담 당시에도 이 전용차를 썼다.
3월 베이징 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김 위원장 부인인 리설주 여사가 동행했다. 서우두공항에 착륙한 참매1호에서 부부가 나란히 이동식 계단을 통해 내렸다.
리 여사는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환영 의식에 참석해 시 주석과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차례로 악수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정상국가 간 이뤄지는 퍼스트레이디 외교 공식을 그대로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