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한라산” “나는 백두산”…남북 해상 핫라인도 열렸다

2018.07.01 17:14 입력 2018.07.01 22:35 수정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함정 간 국제상선공통망 10년 만에 복원 ‘정상화’

서해 NLL 우발충돌 방지

판문점선언 등 이행 차원

해군 경비함 탑승자들이 1일 오전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국제상선공통망을 통해 남북 간 시험통신을 하고 있다. 남북이 국제상선공통망 운용을 통해 해상 핫라인을 정상화한 것은 2008년 5월 이후 10년 만이다.  국방부 제공

해군 경비함 탑승자들이 1일 오전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국제상선공통망을 통해 남북 간 시험통신을 하고 있다. 남북이 국제상선공통망 운용을 통해 해상 핫라인을 정상화한 것은 2008년 5월 이후 10년 만이다. 국방부 제공

남북 함정 간 해상 핫라인인 국제상선공통망이 10년 만에 정상 가동됐다. ‘한반도의 화약고’로 불리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남북 함정이 즉각 의사소통하는 채널인 핫라인이 복원된 것은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는 ‘안전판’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핫라인은 2008년 5월 이후 끊겼다.

국방부는 1일 “남북 군사당국은 판문점선언과 제8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의 합의사항 이행차원에서 서해 해상의 우발적 충돌방지를 위한 ‘국제상선공통망’ 운용을 정상화했다”며 “오늘 오전 9시에 실시한 남북 간 시험통신에서는 연평도 인근 우리 해군 경비함이 ‘국제상선공통망’을 활용하여 북측 경비함을 호출하였고, 북측은 이에 즉각 응답했다”고 밝혔다.

이날 교신은 우리 해군 경비함이 오전 9시 “백두산 하나! 백두산 하나! 여기는 한라산 하나 감명도(소리의 명확도)?”라며 북측 함정을 호출하면서 시작됐다. 북측 함정은 “한라산 하나! 한라산 하나! 나는 백두산 하나 감도 다섯”이라고 응답했다. 한라산은 남측 호출 부호이고 백두산은 북측 호출 부호이다.

남북은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 완전 가동을 위한 조치를 취하기로 한 데 이어 함정 간 핫라인을 정상 가동함으로써 서해 NLL 일대에서 우발적 충돌을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서해 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안전한 어로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을 세워나간다’는 4·27 판문점선언의 군사 분야 합의사항 이행을 위한 선제 조치로 볼 수 있다.

국방부는 우발적인 남북 함정 간 무력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원거리에서의 발광신호를 활용한 의사소통도 복원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남북은 2004년 6월4일 제2차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서해 함정 간 공용주파수 설정 및 운영에 합의하고, 6·15 남북공동선언 채택 4주년을 앞둔 그해 6월14일 핫라인을 열었다. 주로 NLL 인근 선상에서 북한 함정과 북한 어선의 항로 착오, 불법어선 단속을 위한 북한 경비정의 NLL 근접 등이 발생할 경우 통신이 이뤄졌다.

하지만 북한이 2008년 5월부터 호출에 응답하지 않으면서, 지금까지 불통상태가 이어졌다.

한편 군 당국은 이날 비무장지대(DMZ) 5~10㎞ 거리에 위치한 군부대 시설 신축 공사 일정을 전면 보류했다. 4·27 판문점선언에 명시된 ‘남북의 단계적 군축’에 대비해 최전방 부대의 후방 배치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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